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루시아청담 514 더테라스 사업 부지 등에 대한 4차 공매 결과 최종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2월부터 온비드(공매포털시스템)를 통해 매각 절차에 돌입해 전날까지 4차 공매를 거쳤으나 모두 유찰됐다. 

1차 공매 때 책정했던 2263억원 규모의 부지 매매가는 ▲2차 공매 2037억원 ▲3차 공매 1833억원 ▲4차 공매 1650억원까지 내려왔다. 

앞서 루시아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0일 대주단으로부터 EOD 통보를 받았다.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브릿지론 상환 기일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루시아홀딩스는 2021년 12월 담보대출을 받아 1922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성했다. 하지만 브릿지론 연장에 실패하면서 EOD가 발생했고 지난달 사업 부지 및 사업인허가권의 강제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브릿지론 연장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후순위의 대주 1곳이 브릿지 연장에 반대 의사를 표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신탁계약상 대주단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강제 매각 절차는 계속된다.

공매가 최종 유찰되면서 향후 사업 향방의 키는 대주단이 쥐게 됐다. 브릿지론 대주단은 트렌치 A(에이치에프씨엘삼일유동화전문 840억원·BNK캐피탈 300억원)를 포함해 복수의 캐피탈사와 자산유동화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에이치에프씨엘삼일유동화전문회사의 경우 부실채권(NPL) 전문투자기관인 하나엔프앤아이가 만든 특수목적법인으로 보인다.

이들 대주단은 이날 오후 회의를 소집해 브릿지론 연장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후순위 대주 1곳을 제외하곤 브릿지론 연장을 해주는 것으로 사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매가 최종 유찰된 만큼 대출채권을 회수하기 위해 브릿지론 연장을 통해 사업을 끌고 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

다만 다른 대주단에서 내부 리스크와 재무 상태 등을 따져 기존 입장과 달리 연장을 거절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브릿지론 연장이 되더라도 금리나 수수료 등 금융조건이 나빠져 사업자 입장에서는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맹점도 있다. 

브릿지론 연장이 될 경우 기간은 오는 10월 20일까지 6개월 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시아홀딩스 관계자는 "다수의 대주단에서 브릿지론 연장에 대해 동의하고 있는 만큼 곧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루시아홀딩스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49-8 일대에 하이엔드 공동주택을 분양할 예정이다. 1660.3㎡(502.2평)에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의 최고급 주거 시설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1차 공매가가 226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루시아홀딩스가 매입한 가격은 대지면적 기준 3.3당㎡ 최소 4억5061만원인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