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의 주가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1500억원 규모 20회차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잇따라 전환청구권을 행사하고 있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전환청구된 20회차 CB 물량은 49만2866주(311억원)로 이들 CB는 에코프로 보통주로 전환돼 지난달 말 상장됐다. 

해당 CB는 2021년 7월 발행한 제20회차 CB 물량이다. 당시 에코프로는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유상증자에 출자할 목적으로 다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1주당 전환가액은 최초 6만4300원이었으나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으로 6만3100원으로 낮아졌다. 조정 후 전환가능 주식 수는 233만2814주에서 237만7179주로 늘었다.  

전환청구 행사는 회사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목적이 크다. 20회차 CB의 전환청구 기간은 2022년 7월 27일부터 오는 2026년 6월 27일까지다.

2020년 초 2만원선에서 거래됐던 에코프로 주가는 2022년 7월 8만원을 넘었고 최근에는 70만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 발표 이후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양극재를 사용해도 전기차 보조금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에코프로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와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20회차 CB의 전환청구 기간이 도래하자 마자 권리를 행사했다. 지난해는 509억원(80만6650주) 규모의 전환권 행사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7월 25만1980주, 8월 23만7716주, 9월 11만933주, 11월 15만8478, 12월 4만7543주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현재까지 전환청구된 금액은 총 820억원이다. 20회차 CB의 만기일이 3년 넘게 남았음에도 주식전환이 절반 이상 이뤄진 것이다. 현재 남은 물량은 107만7663주(680억원)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나머지 CB 물량의 주식전환도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이미 유의미한 실적 개선도 나타나고 있다. 에코프로는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 2조589억원, 영업이익 1796억원이라고 1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2.5%, 233% 증가한 수준이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잠정 매출은 2조105억원,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각각 203.5%, 161%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