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르피에드둔산피에프브이(PFV)는 오는 4월 분양에 돌입한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는다. 대우건설은 5월쯤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이 사업은 홈플러스 대전둔산점을 허물고 고급 오피스텔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1380-2 일대 대지면적 1만5106.5㎡(4569.7평)에 지하 8층~지상 47층 5개 동 오피스텔 832실(전용면적 119·169㎡)과 근린생활시설 및 판매시설을 조성한다. 

단지명은 '그랑 르피에드'다. 완공 예정일은 2028년 상반기다. 이 사업 주체인 르피에드둔산PFV의 최대주주는 미래개발3다. 미래개발3는 미래인이 설립한 부동산 개발업체로 지분 57%를 갖고 있다. 그 외 신한은행이 조성한 사모부동산펀드가 28.5%, 조디벨로프먼트 9.5%, 무궁화신탁이 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20년 9월 미래인 측은 이 개발 사업을 위해 일대 부지를 매입했다. 매입가는 384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부지를 고가에 매입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부지 매입에 워낙 많은 비용을 지불하다보니 가장 작은 평수인 전용 119㎡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악화됐고 자본시장에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줄도 거의 막히면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급 상품이 아파트가 아니라 오피스텔인 점도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이 때문에 원활한 분양과 사업수지를 맞추기 위해 분양 시기를 다소 연기하는 후분양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본PF 전환을 마쳤고 대우건설이라는 메이저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분양을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앞서 르피에드둔산PFV는 지난해 11월 52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조달했다. PF 구조는 트렌치A 4600억, 트렌치B 600억원으로 짜여졌다. 새마을금고와 신한캐피탈, 하나은행이 조성한 사모부동산펀드 등이 대주단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무궁화신탁이 분양관리신탁을 맡으며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 분양관리신탁은 사업주체가 선분양 시 이용하는 신탁상품으로, 신탁사가 분양대금 등을 관리하면서 수분양자를 보호하게 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PF 규모가 적은 만큼 해당 PF 재원으로 후분양까지 사업을 끌고 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서울 오피스텔도 잘 안 되는 마당인데 미래인 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현장"이라고 말했다.

그랑 르피에드의 상품성과 입지는 우수하다는 평가다. 미래인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표방하는 르피에드를 앞세워 서울 르피에드 문정, 르피에드 강남에 이어 대전 중심부까지 진출했다. 

대전 둔산동은 전통적인 대전의 부촌으로 '대전의 대치동'으로 불릴 정도로 명문 학군이 밀집한 곳이다. 그랑 르피에드는 대전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정부청사역과 도보 10분 거리의 역세권 단지다. 주변에 서구청, 대전경찰청 등 다양한 행정기관과 대전을지병원, 이마트 등 생활인프라도 두루 갖추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높은 분양가와 오피스텔이라는 맹점이 있긴 하지만 최근 30년 간 주변 신규단지가 없다는 점은 호재"라며 "학군이 좋아 입주수요가 몰리는 곳이여서 좋은 분양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