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옵토레인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옵토레인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공모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공개(IPO)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재무적투자자(FI)들도 쏠쏠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를 거둘 전망이다.

특히 이도영 옵토레인 대표는 과거 실리콘화일을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킨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옵토레인은 최근 한국발명진흥회와 한국기술신용평가의 기술성 평가에서 A·A 등급을 획득하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요건(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 2곳에서 A·BBB 이상)을 충족했다. 두 기관은 기술 완성도와 시장성 등에서 우수하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상장 규정상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기업은 6개월 내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해야 한다. 옵토레인은 공동대표 주관사를 맡은 대신증권, 삼성증권과의 협의를 거쳐 공모 시점을 조율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하반기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옵토레인이 증시 입성에 성공한다면 이 대표는 다시 한번 코스닥 상장사 대표에 오르게 된다. 그는 지난 2002년 이미지센서 전문기업 실리콘화일을 설립한 뒤 2008년 IPO를 성공시켰다. 당시 상장 주관사는 현대증권(현재 KB증권)이었다. 실리콘화일은 상장 후 SK하이닉스와의 협력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혔다.

기술력과 사업성을 눈여겨본 SK하이닉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실리콘화일 지분 15%(117만9416주, 주당 6915원)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 대표는 보유한 주식(112만8000주) 중 절반 가량인 52만9006주를 SK하이닉스에 매각(1만2446원)해 65억원을 손에 넣었다. 대신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며 회사 경영에 관여했다.

2014년 이 대표는 옵토레인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잔여 주식(59만8994주) 중 26만4794주를 장내매도(2만9794주)와 시간외매매(23만5000주)로 처분했다. 나머지(33만4200주)는 SK하이닉스 주식과 교환했다. 현재 실리콘화일은 SK하이닉스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에 흡수·합병돼 상장폐지됐다.

지분 정리 후 옵토레인은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올랐다. 회사는 2015년 첫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2021년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까지 60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확보했다. 감사보고서가 제출된 최근 3년(2019~2021년) 매출은 2억원에서 248억원으로 급증했다. 2019년 시리즈C에서 800억원대였던 회사 몸값은 프리 IPO에서 1088억원으로 뛰었다.

일각에서는 옵토레인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IPO 몸값이 1500억~2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예상 몸값을 인정받을 시 FI도 쏠쏠한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시점에 따라 2~4배 차익이 기대돼서다. 현재 L&S벤처캐피탈(VC)와 UTC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등이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옵토레인이 상장 초기 단계인 데다 이 대표가 과거 회사 보유주식 매각 이력이 있어 조심스레 공모 일정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 악화 등 악재로 인한 매각은 아니지만, 투자자 우려가 발생할 수 있어 공모 과정에서 보호예수 체결 등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