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2차전지 조립장비를 납품하는 메인 플레이어 중 하나인 하나기술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흑자전환 배경에 대해 고객사 다변화에 따른 수익률 개선 덕분이라고 밝혔다. 향후 해외 시장 선점에 주력할 예정이다.

연결기준 하나기술은 지난해 11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21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에 납품한 제품의 매출 인식이 지연돼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 적자였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1억원, 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기술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유럽과 북미 등 해외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해외 고객사에 납품한 장비를 올해 매출로 인식하면 영업이익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과 북미시장에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해 수주가 확대됐다"며 "국내 대비 해외에 제품을 납품할 때 마진이 더 높은 점도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하나기술의 전체 매출액 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사는 총 4개(643억원, 매출비중 94%)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 추정되는 외부고객1의 경우 지난해 3분기 하나기술에 217억원(32%)의 매출을 안겨줬다. 삼성SDI로 추정되는 외부고객2는 하나기술에 187억원(27%)의 매출을, SK온으로 추정되는 외부고객3은 120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해외 고객사로 추정되는 외부고객4는 지난해 3분기 신규 유입돼 하나기술에 118억원(17%)의 매출을 가져다줬다.  

재무상태는 전년 대비 악화됐다. 지난해 하나기술의 자산총계는 2319억원으로 2021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부채비율은 4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하나기술의 부채비율은 2020년 123.31%, 2021년 176.77%, 2022년 220.66%를 기록했다.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0년 337억원에서 2021년 60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가 지난해 475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의 재무상태가 악화된 배경은 2021년보다 장기차입금이 280억원 증가해 비유동부채가 2배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신 회사는 미사용 차입금 한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나기술은 영업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차입금 한도나 약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수시로 유동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차입금 한도를 지난해 1분기 548억원, 2분기 822억원, 3분기 866억원으로 늘렸다. 레고랜드발 사태가 터지기 이전부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리 유동성을 확보해 놓은 것이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나기술이 제품을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완성해 고객에게 인도하는 턴키(Turn-Key) 역량과 높은 생산능력(CAPA)은 해외 고객사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꾸준하게 개별 장비를 납품하고 있는 국내 셀 3사의 발주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올해 노르웨이 배터리 제조사인 프레이어(Freyr)에 1조원 규모의 납품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극판 공정이 지연되고 있어 납품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프레이어사가 미국 진출까지 발표한 상황이라 이후 유럽에서 추가적인 발주 모멘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