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양치기 소년과 명문제약
매각 철회 및 정상화 방안 발표...시장 반응은 '싸늘'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민승기 차장]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라는 이솝우화가 있다. 거짓으로 '늑대가 나타났다'며 동네 사람들을 골탕먹인 탓에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아무도 돕지 않아 소년의 양들이 늑대에게 잡아먹혔다는 줄거리다.


거짓말이 반복되면 정작 진실을 이야기하더라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최근 우석민 명문제약 회장의 '정상화' 발표가 이 같은 우화를 떠오르게 한다.


배철환 명문제약 대표는 최근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최대주주(우석민 회장) 지분매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키미테 적응증 확대.건기식 통한 매출 다변화, 인력 구조조정 등 정상화 방안도 공개했다.


하지만 정작 명문제약 내부 직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니 시큰둥 하다 못해 '무관심'해 보이기까지 한다. 매각 철회 및 기업 정상화 발표에 대한 신뢰도 없어 보인다. 상황에 따라 지분 매각과 철회, 또 다시 매각 등으로 뒤집어지는 걸 본 탓이다.


명문제약 매각설은 수년 전부터 거론돼 왔으며, 실제 다양한 기업들과 최대주주 지분매각 논의를 진행해 왔다. 여기에는 같은 제약.바이오 기업부터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유명 대기업들까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우 회장은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고, 돌연 매각 의사를 철회하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기업 경영을 정상화 하겠다고 직원들에게 공표도 했다. 정상화 방안으로는 자사 영업사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전체 영업인력 260여명 중 80여명(종병·도매 영업인력)을 제외한 모든 영업인력을 내보냈다.


명문제약은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매각설이 시장에 돌기 시작했다. 당시 모 제약사 오너는 "또 (명문제약이) 매물로 나왔다. (오너가) 제약업을 이어갈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같은 선례 때문일까. 명문제약이 또 다시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주가 하락으로 기업가치가 너무 내려간 탓에 지분매각을 미룬 것으로 해석하는 모양새다. 정상화 발표와 함께 불거진 보유 골프장 매각설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어쩌면 이번 명문제약의 매각 철회 및 정상화 발표는 진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뢰를 잃은 탓에 시장과 내부 직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기만 하다. 오히려 다른 곳으로 팔렸으면 좋겠다는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고용 보장과 회사의 안정을 누구보다 원할 직원들의 이 같은 의견들은 그간 오너의 매각 결정과 번복으로 얼마나 지쳐있는 상황 인지를  드러낸다. 투자자들의 신뢰도 다시금 회복해야 할 터다. 거짓말을 반복하던 양치기 소년의 결말은 비참했다. 명문제약이 이 같은 결말을 향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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