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행진 두나무 계열사...3곳은 이미 매각
가상자산 불장에 신사업 진출했지만 침체기 매각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8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3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업비트 D 컨퍼런스' 2023에서 웰컴 스피치를 하고 있다. (제공=두나무)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지난해 계열사 중 3곳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당시 가상자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역대급 실적을 낸 데 힘입어 여러 신사업에 도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가 거래소와 가상자산 투자 외 계열사를 통해 진행한 다른 사업들은 수년째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두나무는 2020년 9월 자회사로 편입했던 오토매틱스 지분을 정리했다. 오토매틱스는 e스포츠 레이싱 대회를 주최하는 회사다. 2021년에는 1비트코인을 상금으로 걸고 아프리카TV 등과 협업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프로e스포츠 레이싱 대회인 '코오롱 AMX e스포츠 챔피언십'을 주최하기도 했다. 두나무는 이 회사의 지분 85.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전량 매각했다. 


연예 엔터테인먼트 르(rrr)의 지분도 지난해 처분했다. 르는 원더걸스 출신 유빈이 설립한 회사로 두나무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가 2021년 30억원을 투자해 지분 57.7%를 확보했다. 이외 두나무는 지난해 관계기업인 IT스타트업 노머스의 지분 7.91% 역시 전량 매각했다. 이 같은 지분 매각에 대해 두나무 측은 "재무 및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두나무의 자회사로 남아있는 기업은 총 12곳이며 이 회사들은 부동산 임대업, 자산운용, 소트웨어 개발, 중고명품시계 중개업,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회사들이 수년째 적자 행진 중이라는 점이다. 12곳의 자회사 중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퓨처위즈(59억4000만원)과 두나무앤파트너스(759억6000만원) 뿐이다. 나머지 자회사들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두나무투자일임, 람다256, 코드박스, 바이버 등은 두나무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 수 년 동안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나무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업비트를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였지만 중고명품시계 거래나 연예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했지만 충분한 검토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일부 사업은 NFT(대체불가능한토큰)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지만 시장 침체기와 함께 사업성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두나무는 가상자산 침체기를 겪으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1% 줄었음에도 지분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작년만 봐도 음악 IP 투자 회사 피엔뮤직제1호에 91억원,  삼성동 신사옥 부지를 위탁관리하기 위해 인수한 캡스톤일반부동산사모투자회사3호에 184억원, 삼성-두나무 혁신 IT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1호에 48억, 유진챔피언중기채증권투자신탁에 6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다만 올해도 두나무가 새로운 사업분야에 투자를 집행할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투자 계획이 구체화 되지 않을 까닭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두나무 정기 주주총회에서 남승현 두나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신사업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구체화되면 공시를 통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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