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떠난 자리, '라데팡스' 구원투수 뜰까?
뱅크런 사태, 한미사이언스 프로젝트 출자 포기...타 운용사와 컨소 구성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중인 '한미사이언스 지분매각 딜'에 운용사로 나선 사모펀드(PEF) 라데팡스파트너스(이하 라데팡스)가 자금조달 위기에 직면했다. 투자를 결정한 MG새마을금고가 내부사정을 들어 펀드출자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단기간 내 새로운 출자자(LP)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보며, 공동 운용사(Co-GP) 선정을 통한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최근 국내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펀드에 출자해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규모는 2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일부 회사는 높은 단기수익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까지 '출자확정' 등의 피드백을 제출한 곳은 없는 상태다. 


라데팡스가 새로운 출자자를 물색하게 된 이유는 MG새마을금고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MG새마을금고는 최근 발생한 뱅크런 사태 영향으로 범정부 위기대응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현재 외부로의 자금유출을 엄격하게 통제받고 있다. MG새마을금고는 지난 6월 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번 출자건에 대해 승인을 했지만, 별도의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하지는 않아 법적구속력은 없는 상태다.


한미사이언스 지분매각 딜은 총 3200억원 규모다. 라데팡스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는 '트랜치1'과 대출 성격이 짙은 '트랜치' 2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초 새마을금고가 각 트랜치별로 600억원, 1360억원씩 총 196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나머지는 KDB캐피탈, 신한캐피탈 등 국내 캐피탈사에서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MG새마을금고가 출자를 포기하면서 다른 LP들의 투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이들은 올 초 라데팡스로부터 제안을 받은 뒤 새마을금고가 출자를 확정하면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LP(핵심출자자)가 먼저 나선 뒤에야 자금을 매칭(matching)하겠다는 의미다. 만약 라데팡스가 MG새마을금고를 대체할 자금원을 찾지 못하면 이들도 출자결정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일각에서는 라데팡스의 딜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새로운 앵커LP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오너일가는 내년 3월까지 25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통상 딜이 완료되기까지 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오는 10월까지는 출자자를 확보하고 투자확약서(LOC)를 받아야 한다.


시간은 촉박한 반면, 펀드레이징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상태다. 상당수의 LP들이 최근 MG새마을금고 사태를 지켜보며 신생PE에 대한 출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복수의 LP들은 내부적으로 트랙레코드(투자이력)가 부족한 운용사에는 당분간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4월 설립된 PE인 라데팡스는 아직 투자 포트폴리오가 없다.


딜이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금을 같이 모을 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GP들은 이번 매각딜을 따내기 위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측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라데팡스의 GP 선정철회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라데팡스와 한미그룹 오너가 간의 오랜 유대관계를 고려할 때 GP 교체 보다는 Co-GP 선정을 통한 컨소시엄 구성이 더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라데팡스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출자요청을 지속하고 있지만 LP들은 이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투자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며 "딜 구조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최근 새마을금고 이슈로 괜한 불똥이 튈까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라데팡스는 이번 딜에 회사 존속이 달렸다고 보고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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