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KT&G생명 신약개발비 386억 떠안나

[고종민 기자] 영진약품이 KT&G생명과학(이하 KT&G생명)을 합병하면 향후 4년간 최소 386억원 가량의 신약 연구개발비(R&D 비용)를 떠안을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외부 평가기관이 KT&G생명의 실적 전망을 “2019년까지 영업적자”로 예상하는 만큼 실제 합병 효과는 2020년 이후에나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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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양사의 합병을 평가한 한영회계법인에 따르면 KT&G생명은 올해부터 2019년까지 신약 개발비로 385억3600만원을 지출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예상 수익(로열티 등)은 127억600만원이다. 이에 같은 기간 수익을 제외한 실제 필요 추정 비용은 258억3000만원으로, 4년간 연평균 64억5000만원 가량이 소요된다.

특히 합병 전 영진약품 자체의 △보유 현금(1분기말 현금 55억원) △현금창출 능력 △자체 신약 개발비 지출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KT&G생명은 단계적으로 라이센스 아웃 등의 형태로 실적을 낼 수 있다”며 “한영회계법인에서 평가한 비용과 실적은 다른 신약 개발 사례를 비교 분석해서 가정한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KT&G그룹이 영진약품과 KT&G생명이 공동 진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신약파이프라인이 4개 정도며, 기대가치를 보고 합병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대목은 실제 개발비를 포함해 발생하는 KT&G생명의 미래 추정 손실이다. 한영회계법인은 추정현금흐름과 수익 가치를 반영, KT&G생명의 2016년과 2017년 영업손실을 각각 53억5500만원, 56억400만원으로 추정했다. 2018과 2019년 역시 각각 28억6400만원, 120억2600만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이 수치는 신약개발이 원활히 이뤄질 경우를 가정한 추정 손실인 만큼 개발에 실패할 경우 실제 손실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과정은 총 10년∼20년 가량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라면서 “영진약품 측은 임상시험이 한 단계 마무리되거나 허가를 받을 때 일정 금액을 수령하는 기술 수출 전략을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평균적으로 후보물질을 1만개 발견하면 그 가운데 2.5%인 250개만 전임상이 진행되며, 그중 1개가 신약 개발로 성공해 최종 성공확률은 0.01%”라면서 “회사 안팎에서 4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실패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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