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상 첫 1분기 매출 100조 돌파
'큰형님' 현대차·기아 주축 파격적 실적, 수익도 개선…향후 전망 '긍정적'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15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전경. (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일부 계열사의 경우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그룹사 맏형 격인 현대차와 기아가 역대급 성적표를 받으며 이를 상쇄했다.


◆상장 12개사 합산 매출 107조…전통적 비수기임에도 호실적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상장 12개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현대로템·현대오토에버·현대건설·이노션·현대비앤지스틸·현대차증권)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총합은 106조5938억원으로 집계됐다. 간발의 차이로 100조원 벽을 넘지 못했던 지난해 1분기(99조4827억원)과 비교할 때 7.1% 증가한 숫자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 8.8%씩 성장한 8조3958억원, 7조9940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번 실적이 가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분석한다. 통상 1분기가 연중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고조된다는 이유에서다. 전통적으로 1분기는 공장 조업일수가 줄어드는 데다 하반기로 갈수록 신차 구매가 몰리는 특성 등이 맞물리면서 판매가 저조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제조업을 주축으로 철강과 자동차 부품, 운송을 아우르는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건설과 방산, 증권 등의 사업도 영위 중이지만, 자동차 사업의 성과가 그룹사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태생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 계열사 부진, 현대차·기아 중심으로 외형 성장 견인


현대차·기아는 올 1분기 판매한 신차 대수가 위축됐음에도 외형 성장을 실현했다. 실제 현대차는 올 1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총 100만2608대를 팔았지만, 매출은 7.6% 성장했다. 기아도 판매 대수가 1% 줄어든 76만529대에 그쳤지만, 매출은 10.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호실적은 고부가차종인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을 확대한 결과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12곳 실적 현황. (그래픽=이동훈 기자)

건설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힘입어 올 1분기 매출이 41.7% 증가했고, 현대로템 역시 폴란드로의 K2 전차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9.3% 확대됐다. 아울러 현대차·기아에서 장기 일감을 받은 현대오토에버와 사업부문 전반에서 호조를 보인 현대위아는 매출 실적이 각각 9.8%, 2.2% 늘며 그룹사 매출 100조 시대에 힘을 보탰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현대비앤지스틸 3사는 지난해 1분기보다 축소된 매출을 거뒀다. 세부적으로 현대모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고, 현대제철은 6.9% 줄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무려 31.6% 급감했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압도적인 실적 성장을 일군 만큼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2분기에도 호조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의 경우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강해 친환경차 판매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구상이다. 기아 역시 수요에 기반한 유연 생산 운영과 최적의 인센티브 전략을 펼치고, 전략적인 신차를 출시해 판매 모멘텀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8%에서 올 1분기 말 8.2%로 소폭 상승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올 1분기 인센티브 증가와 판매 감소에도 환율과 제품 믹스, 원가 등이 손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완성차를 중심으로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단기적으로 올 2분기 미국 서배너 공장 가동과 같은 전동화 부문 성과를 시작으로 미래 성장과 생존 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