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HDC랩스가 HDC리조트에 조경사업을 양도하는 계약을 취소했다. HDC리조트의 소액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양수를 반대해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HDC랩스는 HDC리조트에 조경사업을 양도하는 계약을 해지하고 양도를 중단하기로 했다.
HDC랩스는 HDC그룹 계열의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플랫폼 회사다. HDC랩스의 사업분야는 홈서비스, 건설솔루션(기전‧조경인테리어), 리얼티(부동산종합관리) 등이다. 이중 홈서비스와 리얼티는 IoT와 AI 등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다. HDC랩스는 그룹 지주사인 HDC가 최대주주(지분율 39.05%)이며, 정몽규 HDC그룹 회장(18.32%)과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0.50%) 등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8월 HDC랩스는 HDC리조트에 조경사업 부문을 이관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조경사업 관련 자산과 부채, 근로자 등 일체다. HDC랩스는 비(非)IT사업인 조경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IT사업 부문에 더욱 집중하려는 계획이었다. 4차 산업시대에 활용도가 높은 분야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경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초 계약상으로는 양도 과정이 마무리해야 했는데 갑작스럽게 양도가 취소됐다. 조경사업을 양수하는 HDC리조트의 소액주주가 인수를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들이 경영과 관련한 결정에 반대할 경우 보유 주식을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반대 주주의 보유 주식 지분만큼 주식매수청구금액으로 유출해 현금 유동성 악화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HDC리조트는 지난 2019년 HDC그룹이 한솔그룹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로부터 인수한 비상장사다. HDC리조트의 주주는 ▲HDC현대산업개발 49.95% ▲한솔홀딩스 44.85% ▲그 외 주주 5.2%다. HDC리조트는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인 강원 원주시 성문안CC(18홀)와 월송리CC(18홀), 회원제 골프장인 오크밸리CC(36홀)와 오크힐스CC(18홀)를 비롯해 오크밸리 콘도와 스키장을 운영하고 있다.
HDC리조트의 소액주주는 사업성을 이유로 HDC랩스로부터 조경사업 인수를 반대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해당 주주는 HDC리조트의 지분을 3%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HDC리조트의 총 발행 주식 수인 2322만4136주 중 70만주 정도다.
HDC리조트의 액면가는 1주당 5000원이므로, 소액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받아들인다면 35억원 상당이 유출되는 셈이다. HDC리조트는 이 같은 비용의 감당은 경영에 부담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소액주주 의견에 따라 조경사업 인수를 취소했다.
HDC랩스측은 조경사업 인수계약을 맺고 세부 과정을 협의 중인 상황에서 HDC리조트의 갑작스러운 양도 및 양수 계약 취소 통보로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지금까지 양도 및 양수 계약 및 논의가 원활했던 만큼 HDC리조트의 취소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다.
HDC랩스 관계자는 "HDC리조트가 일부 주주의 반대로 조경사업 양도 및 양수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HDC리조트와 조경사업 양도 및 양수에 대한 사항은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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