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지정]
DB그룹 13단계 껑충…재도약 신호탄?
보험부채 평가법 변경으로 공정자산 총액 5조원 상승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5일 12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공정거래위원회)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DB그룹이 공정자산 규모를 50% 이상 늘리며 재계 순위를 단번에 13단계나 끌어올렸다. 이에 한때 재계 서열 10위권으로 산업계를 호령하던 전통 강호가 신·구 사업을 등에 업고 재계 상위권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에 따르면 DB그룹의 올해 공정자산총액은 전년(10조3900억원) 대비 51.2% 증가한 15조714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재계 순위 역시 같은 기간 48위에서 35위로 13단계나 상승했다. 아울러  지난해 DB글로벌칩(반도체 팹리스), DB월드건설(부동산)을 물적분할하고 DB커뮤니케이션(광고대행사), DB기술투자(하이텍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계열사도 25개로 종전보다 4개나 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DB그룹의 재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B그룹은 과거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이 미륭건설(동부건설 전신)을 운영할 당시 중동 건설 붐을 타고 공격적인 M&A로 사세 확장을 이뤄내며 창업 30년 만인 2000년에 재계 10대 그룹에 포함되는 영예를 안은 바 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등으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2010년대 들어 동부건설, 동부제철 등 핵심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그룹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공정자산 규모는 2013년 17조원대에서 2년 만인 2015년에 절반 수준인 8조원대로 급감했고, 순손실도 2014년에 1조원대로 급증하면서 재계 순위가 40위권대로 밀려났다.


이후 DB손해보험, DB금융투자 등 금융 중심 그룹으로 전환하면서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순위 반등도 지난해 회계기준상 보험부채 평가방법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주력 집단의 공정자산 및 순위가 크게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화재보험(68위)의 경우 지난해 지정제외 됐다가 올해 재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39위)도 순위가 10단계 이상 상승했다.


이에 대해 DB그룹 관계자는 "보험부채 평가법 변경으로 인해 공정자산이 5조원 정도 늘어났다"며 "계열사 수 자체는 M&A가 아닌 물적 분할로 인한 증가가 이뤄진 것으로 이번 순위 반등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30~40위권대에 금융 주력 회사들이 많지 않아 유독 돋보이는 순위 반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최근 실적 악화에 빠진 반도체 계열사 DB하이텍도 지속적인 투자로 실적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2018년 이후 매출·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들어 중국 경쟁사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며 영업이익(2663억원)이 전년 대비 65% 가량 감소하는 등 실적난에 빠진 상태다. 구체적으로 ▲12인치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 사업 ▲SiC 기반 전력반도체 사업 등에 총 3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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