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리그테이블]
10조에 인수한 인텔 적자만 7조…'상처뿐인 영광'
SK하이닉스 인수 후 누적 적자 7조…'돈 먹는 하마' 전락 SK 최악의 거래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8일 0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2025년 상반기 인수합병(M&A) 자문 순위를 가른 거래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잔금 납입을 마무리하면서 해당 거래에 참여한 재무·법무·회계 자문사들이 수조원의 실적을 거두면서 자문 순위 상위권을 싹쓸이 했다.


다만 해당 거래는 SK그룹 입장에서는 최악의 거래로 꼽힌다.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출범한 자회사 솔리다임은 수년간 적자를 기록했으며 해당 거래를 주도한 핵심 인사들도 그 책임을 면치 못했다. 자문사들은 수조원의 주관실적을 챙기며 높은 순위를 차지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재무자문 BoA메릴, 주관순위 1위…씨티증권·태평양·안진 등 상위권


SK하이닉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거래 자문사(그래픽=김민영 기자)

8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인텔 사업부 인수 거래에 참여한 재무·법률·회계 자문사들 모두 주관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해당 거래는 총 10조3104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빅딜로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가 2차 잔금납입을 완료하면서 거래가 종결됐다. 이번 상반기 집계는 딜 완료(잔금납입)일을 기준으로 이뤄졌고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에 반영했다.


재무자문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크레디트스위스(현 UBS), 씨티클로벌마켓증권, 도이치증권 등이 참여했다. BoA메릴린치는 매도자 측 자문을 단독으로 맡아 10조원에 달하는 주관실적을 거두며 상반기 재무자문 부문 정상에 올랐다. UBS와 씨티증권, 도이치증권은 인수자 측에서 자문을 제공하며 각각 주관 순위 4위, 6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UBS의 경우 크레디트스위스와 합병 전 해당 거래 실적을 반영했다.


법률자문에는 태평양과 '멍거, 톨스앤올슨(Munger, Tolles&Olson)', 스케이든 앱스(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 LLP) 등이 참여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태평양(법률자문 3위)과 '멍거, 톨스앤올슨'(7위)은 매도자 측 자문을 맡았으며 스케이든 앱스(4위)는 인수자 측 자문을 책임졌다. 회계자문은 딜로이트안진이 양측의 자문을 모두 맡으며 상반기 회계자문 주관순위 2위에 올랐다.


◆솔리다임, 출범 후 조 단위 눈덩이 적자…박정호 부회장 일선 후퇴 배경


다만 업계에서는 상반기 자문사들 실적을 두고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그룹 입장에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최악의 거래로 꼽히기 때문이다. SK그룹이 해당 사업부를 인수하자마자 낸드플레시 업황이 급격하게 침체되면서 SK하이닉스는 수년 간 고난을 겪었다.


실제 2021년 말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부 인수 후 출범한 자회사 솔리다임(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은 이듬해 2022년 3조3257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이어 2023년에는 4조34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수한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의 적자를 키우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솔리다임 대규모 적자로 SK하이닉스가 수시로 조 단위 운영자금을 투입한 탓에 하이닉스의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인수 후 유상증자 및 대여금 명목으로만 10조원 안팎의 자금을 수혈했다. 2023년에는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솔리다임에 1조35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해주는 안건에 반대표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안건은 결과적으로 승인되기는 했지만 그만큼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솔리다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해 솔리다임은 83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출범 후 첫 흑자를 기록하면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다만 7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와 하이닉스의 대규모 자금수혈에 따른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패한 M&A라는 평가다. 특히 솔리다임의 부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박정호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의 일선 후퇴의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박 전 부회장은 솔리다임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로 지난 2023년 말 SK그룹 임원인사 때 경영 전면에서 물러났으며 최근 임원직에서도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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