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돋보기
점포간 거리규제?…해외로 돌린 눈
③내수 과밀화 선제적 안배·K컬처 편승…현지파트너 물색 관건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0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의점 5만개 시대가 열렸다. 국내 유통산업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와중에도 편의점만은 꿋꿋이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인 가구 확산이라는 사회구조적인 수혜뿐만 아니라 단순 식료품 판매에서 벗어나 이종업종간 결합 등 멀티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부분 등이 성장을 촉진시키는 동력이다. 대형슈퍼와 할인점 등의 부진 속에 오프라인 유통의 희망으로 떠오른 편의점산업을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왼쪽부터 CU의 몽골매장, 이마트24의 말레이시아매장, GS25의 베트남매장. (제공=각 사)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국내 토종 편의점 기업들이 해외 영토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시장이 온라인쇼핑몰 득세와 점포간 거리규제 등의 여파로 향후 폭발적인 성장에 제약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선제적인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해외 편의점 진출이 대부분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현지 파트너기업 물색이 사업성패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토종 편의점 브랜드 3사(GS25·CU·이마트24)는 몽골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거점을 늘려가고 있다. 해외진출 지역이 동아시아로 몰리고 있는 건 아직 현지 편의점 사업이 초창기 단계라 확장의 여지가 큰 데다 최근 K컬처(한국 문화) 붐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몽골기업인 센트럴 익스프레스(Central Express)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BGF리테일은 현재 몽골에서만 31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편의점시장 점유율은 70% 수준을 넘어섰다.


아울러 이 회사는 성공적인 몽골 진출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 진출에도 성공했다. BGF리테일은 2021년 말레이시아 현지기업인 마이뉴스홀딩스(Mynews Holdings)의 자회사인 MYCU 리테일(Retail)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까지 점포를 130여점까지 늘렸다. 향후에도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국가 중심으로 출점을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베트남과 몽골을 주축으로 점포를 빠르게 확장 중이다. 베트남의 경우 2017년 현지 손킴그룹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운영 중이며, 몽골도 현지 파트너인 숀콜라이그룹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진출했다. 현재 몽골은 179개점, 베트남은 213개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27년까지 양 국가의 합산점포 수를 1200개점(베트남 700점·몽골 500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에 가장 뒤늦게 뛰어든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는 2021년 말레이시아 현지기업인 유나이티드 프론티어 홀딩스(United Frontiers Holdings)와 손잡고 해외에 첫 깃발을 꽂았다. 현재 38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5년 내 300개점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한 작년 말 싱가포르에 진출해 2개점을 연달아 열었다. 이마트24는 향후 다양한 국가로 진출해 글로벌 편의점 브랜드로의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 토종 편의점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내수시장 포화와 온라인 쇼핑 강세로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K컬처와 맞물려 동아시아시장이 유통산업의 미래먹거리로 떠오르며 해외 출점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내 편의점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는 내수시장 과밀화와 온라인쇼핑몰 강세로 향후 폭발적인 성장에 제약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유통업태별 매출 구성비에서 온라인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48.6%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주요 유통채널의 비중은 다 합해도 48.5% 수준에 그쳤다.


물론 오프라인 채널 가운데서도 편의점은 연평균 5~10% 안팎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온라인 채널의 무서운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지속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했다는 업계 전언이다.  


특히 국내 편의점의 경우 2018년부터 한국편의점산업협회 주도로 근접 출점을 금지하는 자율규약이 시행 중이다. 거리제한의 경우 주변 상권의 입지와 특성, 유동 인구의 수,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가령 담배판매소간 거리제한의 경우 담배사업법과 조례 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로 50∼100m 안팎으로 신규 출점이 제한된다.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율규약이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사안으로 규약 위반 시 사회적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편의점들의 해외진출이 대부분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인 점도 빠른 확장의 요인이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쉽게 말해 국내 편의점 프랜차이즈가 운영을 전담하는 현지 파트너사를 선정한 뒤 브랜드 수수료(로열티)를 받는 구조다. 편의점에 대한 시설투자와 운영 등은 현지업체가 담당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로 인한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 다만 시설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여력과 함께 현지 유통 인프라 등을 보유한 파트너 선정이 쉽지 않은 부분은 향후 해외사업 확장의 걸림돌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서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일은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할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것이다"라며 "진출 국가의 편의점사업 성장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향후 사업성패의 가장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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