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PE, '첫 금융사 투자'로 영역 확대 나선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CPS 1000억 인수...한화그룹 계열사 연계 가능성↑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이하 한투PE)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금융회사 투자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두고 한투PE가 본격적으로 투자영역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로의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점쳐진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투PE는 한화생명의 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번 투자로 한투PE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지분 11.1%를 확보하게 된다. 자금은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조달할 방침이다. 현재 출자자(LP) 확보도 마친 상황이다.


이번 투자는 한투PE가 처음으로 단행한 '금융사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향후 투자분야를 굴뚝산업에 국한하지 않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한투PE는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인프라·자원개발·폐기물 회사를 비롯해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주로 투자해왔다. SK온, 대한조선, 에코프로, 오스템임플란트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이번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투자 이전까지 이 같은 투자 성향은 이어졌다. 올해 LG화학 체외진단용 의료기기사업부, 폐기물 신재생업체 세명테크 등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세부조건이 맞지 않았던 탓에 결국 투자가 단행되지는 않았지만, 한투PE가 선호하는 분야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한투PE는 이번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투자를 시작으로 한화그룹의 다른 계열사에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투PE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화그룹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이뤄진 첫 투자란 점 때문이다. 양사가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화그룹이 한투PE에 금융계열사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PE는 당초 한화생명 투자를 검토했지만 한화그룹이 보험대리점의 중요성을 강조해 투자 대상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자금마련을 위해 PEF에 지분을 매각한 적은 왕왕 있지만 이번처럼 전략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드물다. 한화그룹에 속한 회사들은 자금 이슈가 발생할 경우 계열사 지원을 받거나 자체적으로 해결해왔다. 한투PE가 한화그룹의 외부 투자 물꼬를 튼 만큼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한투PE는 금융사로 영역을 넓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한투PE와 한화가 공동으로 펀드를 결성해 운용한 적은 있지만 한화에 직접 투자를 단행한 것은 처음"이라며 "자금조달이 시급한 다른 한화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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