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주판알]
이부진, '글로벌 3위' 약속 지켜낼까
③인천공항 내 3개 구역 뺏길 시 실적저하 우려, 공들인 해외면세점 적자수렁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글로벌 3위 면세사업자로 도약하겠단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꿈은 다가오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 특허권 입찰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는 이번 입찰에 나오는 면세구역의 과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하나라도 뺏길 시 외형성장 전략에 차질을 빚을 여지가 큰 상황이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특허권 입찰공고가 이달 하반기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입찰에 나오는 대기업 면세구역은 DF2(향수, 화장품), DF3·4(주류, 담배), DF6·7(패션, 잡화) 등 5곳이며, 호텔신라는 이중 DF2과 DF3, DF4 등 3개 구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신라모노그램, 한옥호텔 등 신사업과 더불어 이번 면세점 입찰에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가 지난해 3월 열린 호텔신라 정기주주총회에서 2022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사업자가 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사실 호텔신라 TR(면세)부문은 2018년 매출 기준으로 듀프리와 호텔롯데에 이은 글로벌 3위 면세사업자 올라서긴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 면세점을 놓치게 되면 매출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3위 수성을 위해선 반드시 현재 운영 중인 3개 구역의 특허권을 따내야 하는 셈이다.


다만 호텔신라가 3개 구역을 모두 수성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참전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데다 신세계DF도 사업확장을 위해 입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공항면세점이 없는 터라 이번 입찰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호텔신라 입장에선 이 사장의 목표를 떠나 수익보존 차원에서 인천공항 면세점을 지켜내야 하는 상황이다. 호텔신라 TR부문의 매출은 3분기 기준으로 2017년 2조6689억원, 2018년 3조1639억원, 2019년 3조7928억원 순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484억원→1710억원→1969억원 순으로 늘어났다. 실적 전반을 이처럼 개선할 수 있었던 데는 인천공항 면세점 역할이 적잖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전 세계 면세점 가운데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며 "이곳의 사업권을 획득하면 브랜드 유치가 수월해지고 대량 구매를 통한 단가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을 통해 키운 '바잉파워'는 시내면세점의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호텔신라 역시 규모의 경제 실현 차원에서 기존 구역을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들였던 글로벌 면세사업이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호텔신라가 이번 인천공항 면세구역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다. 호텔신라 TR부문의 이익 전액은 국내에서 나오다시피 하고 있다. 호텔신라가 태국 기업과 합작한 GMS듀티프리는 2018년에 1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같은 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신라트라벨리테일도 105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호텔신라가 합작 등으로 설립한 해외면세법인 대부분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나면 면밀히 검토해 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해외 면세법인의 경우 실적이 완만히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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