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승계⑥]토니모리 2세 배진형 이사, 높은 지분율로 후계구도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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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기자] 토니모리 배해동(59) 회장의 장녀 배진형(27) 씨가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2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회사 측도 입사 1년만의 초고속 승진한 배씨가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됐다는데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20대의 짧은 경력을 가진 배씨가 ‘금수저’ 논란을 종결하기 위해서는 납득할만한 경영성과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토니모리 창업주 배해동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시점은 지난해 2월로, 배진형 씨가 입사한 시기와 비슷하다.

2006년 회사 설립 이후 10년 동안 토니모리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 2년 동안 CEO(최고경영자)가 무려 다섯번이나 바뀌면서 배 회장과 외부경영인과의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사이 배진형 씨가 회사 전면에 등장했다. 배 회장이 대표에 취임하고 약 1년 뒤 장녀 배진형씨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신규 사내 이사에 선임됐다. 사원직급과 이사직을 동시에 맡게 된 셈이다. 1990년생인 배진형씨는 뉴욕주립대를 졸업해 2015년 토니모리 해외사업부에 입사했다. 이전 경력은 대학 졸업 후 미국의 외국계 기업에서 1년간 인턴 생활한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20대의 짧은 경력을 가진 배진형씨가 최연소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시장에서는 ‘금수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단 회사 측은 배진형씨는 등기상의 이사일 뿐 회사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어 ‘2세 경영’ 얘기를 꺼내기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4일 “책임경영을 위해 등기 이사에 선임된 것”이라며 “현재 등기 이사가 아닌 일반 사원의 보수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해외사업팀 입사해 사원 직급을 달고 일을 배우는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직접 경영 참여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경영승계를 위한 지분 구도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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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현재 토니모리는 배해동 회장이 377만6469주(32.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인인 정숙인(55) 씨가 200만주(17.01%), 자녀인 진형씨와 성우씨(22)가 각각 100만주(8.5%)를 가지고 있다. 일가족의 보유주식은 777만6469주(66.12%)로 사실상 가족기업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전거래일(3일) 토니모리의 종가는 3만8150원으로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일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는 3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기준 토니모리의 주당 배당금은 300원으로 배 회장 일가는 약 23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배 회장 일가의 높은 지분율은 다시 말하면 배진형 씨가 향후 회사를 물려받는데 거칠 것이 없다는 의미다. 또 현재 대학생의 신분인 배 회장의 장남 배성우 씨도 향후에는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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