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 ‘쁘레베베’ 애물단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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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기자] 삼천리자전거가 쁘레베베 인수 후 자회사 적자로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가도 쁘레베베 인수효과 기대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천리자전거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4억3849만원, 영업이익 9억6159만원, 당기순이익 20억171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83% 감소, 당기순이익은 57% 줄어든 수치다.

2015년 12월 삼천리자전거는 유모차·카시트를 제조해 판매하는 국내1위 유모차업체 쁘레베베 지분 37.6%(3만600주)를 61억원에 매입했다. 자사주 소각 후 보유지분은 51%로 늘었다. 당시 삼천리자전거는 전국 1200개 유통망을 강점으로 쁘레베베 매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삼천리자전거 주가도 시너지 기대감으로 인수 6개월까지 우상향하면서 최고가 2만300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쁘레베베 실적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는 14일 종가기준 1만3000원으로 거의 반토막 수준이 됐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15일 “쁘레베베 인수 후 1년 동안 광고비, 판촉비, 연구·개발비 등 초기투자비용이 늘었다”며 “매출은 증가했지만 비용 증가로 마진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쁘레베베는 매출액 115억7852만원, 총포괄손실 18억7672만원을 기록했다. 삼천리자전거의 올해 실적 부진에는 자회사 쁘레베베의 지속적인 적자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쁘레베베 영업손실이 올해 4분기까지 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라며 “쁘레베베 제품의 높은 퀄리티를 강조해 광고하고 삼천리자전거의 장점인 유통망을 내세워 판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목할 대목은 자회사 실적 부진에 이어 본업인 자전거 판매 성적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자전거 판매는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올해 2~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96억원에도 못 미친다. 업계에서는 4분기는 전통적 비수기로 별도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업과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삼천리자전거 올해 3분기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8억8068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47억9709만원)와 비교하면 141% 감소했다. 물건이 팔릴수록 적자가 누적된다는 의미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실적은 쁘레베베를 자회사로 소화시키기 위한 과정”이라며 “내년 광고비 등이 줄어든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마진이 더 높게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 시장은 광동성 지사와 100여개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쁘레베베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초기 광고투입비도 투자로 인식될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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