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낸드 감산 확대하는 이유는
2분기 삼성‧SK 낸드 ASP 전기대비 10% 이하↓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1일 17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로고. (제공=각 사)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추가적인 감산을 진행한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판가 인상을 이끄는 건 고대역폭메모리3(HBM3)와 같이 인공지능(AI) 학습에 쓰이는 고부가 D램이다.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 축인 낸드플래시의 경우 반등 시기를 점치기 어려운 만큼 생산라인을 보수적으로 운영해나가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낸드플래시 감산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솔리다임(구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중복 비용이 발생, 적자 규모가 더 큰 SK하이닉스의 경우 기존 생산량 대비 감산 강도를 5~10% 더 높이겠다고 감산 수치까지 명시했다.


낸드플래시는 플로팅게이트에 전하를 가둬 정보를 저장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전원이 꺼지면 정보가 휘발되는 D램과 다르게 최소 1년 이상 정보를 보관할 수 있다. 이런 특성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된 2018년 최대 호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낸드플래시 업황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고꾸라지면서 함께 부진해지기 시작했다. 거시경제(매크로), 지정학적 이슈로 IT 수요가 둔화되자 매출 역성장 현상은 심화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매출이 전기대비 16.1% 줄어든 86억2610만달러(약 11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트업계 부진과 함께 매출이 줄면서 판가 하락도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가 각각 전기대비 5~10%, 10%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전기대비 ASP 하락 폭보다는 줄어든 값이지만 업황 반등 시기가 코앞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바라보는 각 사 IR 멘트에서도 드러난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은 특수 공정 적용 제품부터 가격 반등이 선행되겠지만, 낸드플래시는 시장 변화 시점이 D램보다는 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낸드플래시는 D램에 비해 업계의 재고 수준이 더 높고 수익성도 낮은 만큼 감산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강도 높은 감산에도 언제쯤 업황이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스마트폰 성장세가 정체된 데다가 서버 응용처 수요도 고부가 D램을 요구하는 AI 쪽에 몰려있다. 일각에서는 낸드플래시 판가가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도 시장 저변 자체가 D램처럼 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 사람당 스마트폰 1대가 본격화되던 시기에는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저장 매체 스토리지가 빠른 속도로 성장했었다"며 "그러나 과거 15억대를 찍었던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은 이제 13억대도 힘든 상황이고, 스마트폰의 낸드플래시 탑재량 역시 2년째 성장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낸드플래시 시장도 업턴이 찾아오긴 하겠지만 D램처럼 급격한 반등을 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낸드플래시 업황에 더욱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90억달러(약 11조원)를 주고 인수한 솔리다임 인수 역효과까지 나면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손실 규모도 크게 잡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솔리다임과 개별 역량을 통합해나가겠다고 첨언하기도 했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중장기적으로 이천에 D램, 청주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몰아 배치하려고 준비 중이었다"며 "낸드플래시 업황 부진에 따라 생산라인 조정이 더 빨라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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