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폴란드 K9 기본 계약물량 70% 불발?
신정부 출범 직전 맺은 2차 계약 재검토 전망, 3.5조 규모 계약 축소 혹은 취소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17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10월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개최된 폴란드 수출 K9 자주포 초도 물량 출하식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K-방산 '큰손' 폴란드의 정권 교체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약 일주일 전 맺은 K9 자주포 등에 대한 2차 계약이 전면 재검토되며 남은 물량이 축소되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될 가능성까지 제기돼서다. 만약 2차 수출 물량이 무위로 돌아가면, K9 경우 212대 공급에 그쳐 기본 계약(총 672문 납품)의 약 70%가 불발 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지난 10일(이하 현지 시각) 폴란드 야권 연합의 일원인 시몬 홀로브니아 하원 의장이 현지 민영방송에 출연해 "법과정의당(PiS) 임시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음 날인 11일에는 폴란드 야권을 이끌어 온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 전 총리가 신임 총리로 확정됐다. 투스크 총리는 오는 13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선언과 함께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에 이 전해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과 다연장로켓 천무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 계약을 맺고 같은 해 8월과 11월 1차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4일 2차 계약을 통해 'K9A1' 6문과 'K9PL' 146문 등 총 152문의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계약 무산 가능성이 높은 계약은 지난 4일 폴란드 군비청과 체결한 3조4475억원 규모의 계약이다. 만약 계약이 무산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연간 매출액의 52.7%가 사라지는 셈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정권 교체로 폴란드 내각 인사들도 전면 바뀌는 만큼 1차 계약은 무효화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2차 계약은 물량을 줄이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 폴란드 정권을 잡은 야당의 경우 10월 총선을 치르기 전부터 외산 무기 도입을 반대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폴란드 정권 교체는 이미 예견돼 온 리스크다. 국민들의 경제점 어려움이 가중됐던 까닭이다. 폴란드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부터 적잖은 지원금을 받기는 하나 국방 예산 대규모 증액 등으로 여전히 높은 재정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자주포를 생산하는 국영 방산 기업 HSW(Huta Stalowa Wola)가 존재한다. 금전 사정이 좋지 않은 와중 자국 자주포 업체를 두고 외산 제품을 대거 수입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HSW의 자주포 기술과 숙련도가 떨어지더라도 생산 선언 시 외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일단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폴란드) 정권이 바뀐다고 안보(를 위한 무기) 수요가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국내 정치 지형은 바뀌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불안 등 대외 상황은 계속되고 있어 계약을 손바닥 뒤집듯 할 수는 없으리라는 진단이다. 실제 러-우 전쟁을 일으킨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집권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향 추가 수출을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금융 지원이 늦어지자 시중 은행들과 먼저 손 잡은 상황이다.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 은행은 폴란드에 대한 공동 대출을 검토하고 우선 27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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