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전 심사관 "리보세라닙 美허가 가능성 높아"
통계적 목표도달보다 임상적 유의성 중요…10월 사전미팅에서 윤곽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12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원석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 임상·심사관이 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1차 유효성 지표인 전체생존율(OS)가 통계적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임상적 유의성을 확인하면 허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오는 10월24일 예정된 FDA와 사전미팅(Pre-NDA Meeting)에서 신약 허가 가능성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시험 3상 결과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고 있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29일 공식 발표했다. 회사는 지난 6월 임상 탑라인(초기결과) 발표에서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가 어렵다고 밝혔지만, 최종 데이터 발표에선 신약 허가를 접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최종 3상 결과를 보면, 지난 6월 탑라인 발표와 마찬가지로 1차 유효성 지표인 전체생존기간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리보세라닙의 전체생존기간은 5.78개월로 대조군(플라시보)의 5.13개월과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 리보세라닙과 가짜약의 약효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초 에이치엘비는 대조군의 전체생존기간을 약 4개월로 예상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플라시보 대조군이 다른 항암제를 복용해 데이터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며 "탑라인 발표 당시에는 1차 유효성 지표인 전체생존기간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해 신약 허가가 어렵다는 게 내부 1차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 데이터에선 리보세라닙의 전체생존기간(5.78개월)은 경쟁약(위암 3차치료제)인 '론서프'(5.7개월), '옵디보'(5.26개월)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 플라시보 대조군과 비교에선 약물 혼용으로 목표 도달에 실패했지만 임상적 유의성은 확인했기 때문에 신약 허가가 가능하다는 회사 주장이다. 임상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한다. 


FDA에서 임상·심사관을 지낸 국내 약학대학 모 교수는 팍스넷뉴스와 통화에서 "임상적 유의성이 있으면 통계적으로 도달하지 못해도 3·4차치료제로 FDA 허가가 가능하다"며 "다만 통계적 유의성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중대한 질환인지 최종 임상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오벤처 임상 관계자는 "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도출에 실패해도 FDA가 허가를 내주는 경우들이 있다"며 "4차 치료 환자군의 분류 데이터를 통해 통계적 유의성 확인이 가능하면 4차치료제로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암이 성장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 객관적반응률(ORR, 사전에 정의된 양 이상의 종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 질병통제율(DCR, 약물 투약 후 암세포의 성장이 멈추거나 크기가 줄어든 비율) 등은 모두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리보세라닙의 무진행생존기간은 2.83개월로 대조군 1.77개월보다 1개월 이상 생존율이 높았다. 론서프 2개월, 옵디보 1.6개월보다 높았다. 리보세라닙의 객관적 반응률은 6.9%(대조군 0%)로 론서프 4%(2%), 옵디보 11.2%(0%)보다 높았다. 질병통제율은 리보세라닙이 42.4%(대조군 13.1%)로 론서프 44%(14%), 옵디보 40%(25%)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진양곤 회장은 "임상 최종 데이터 분석 후 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신약 허가 신청에 대한 내부 전문가 그룹 의견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리보세라닙이 기존 약물 대비해 효능과 안전성이 우수해 FDA 신약 허가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보세라닙의 3상은 2017년 2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2개 국가(미국, 한국, 일본, 대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러시아), 88개 병원에서 위암 2차 이상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3차치료제 허가를 목표로 10월24일 FDA와 사전미팅(Pre-NDA Meeting)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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