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경 서울옥션 대표, 미술품 거래 대중화로 경영능력 인정 받아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



기업의 수장이 바뀌고 1년 만에 주가가 7배나 뛰었다. 올해 2분기에는 사상 최대 분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미술품 경매 전문기업 서울옥션 이옥경 대표(55)가 이뤄낸 성과다.


이 대표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서울옥션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지난 2014년 5월. 서울옥션은 대표적인 가족경영 기업으로 이 대표(부회장)는 이호재 회장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옥션의 최대주주는 이호재 회장으로 배우자와 자녀지분을 포함해 총 지분율은 26.73%, 이 대표는 1.66%를 보유하고 있다. 공동대표이자 창립멤버인 이학준 대표는 0.30%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처음으로 경매시장에 뛰어든 것 역시 오빠인 이 회장의 권유 때문이었다. “화랑 일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에 그는 1994년 구 가나아트갤러리 비서로 일을 시작해 2001년 가나아트센터 대표를 맡았고, 2014년 서울옥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섬세한 비즈니스인 화랑업무가 본인의 적성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화랑이 재벌가의 비공식적인 자금 축적 공간이나 고급 취미 생활 쯤으로 치부되어 온 탓에 일부 투자자들은 친인척인 이 대표의 등장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취임이후 서울옥션은 매출 증가를 지속해 올해 2분기 사상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552% 증가해 45억원을 기록, 매출액은 223.6% 늘어난 157억원을 달성했다. 주가는 지난해 5월 2일 3010원에서 출발해 8월들어 최고가 2만4650원을 찍었다. 증권가에서는 “경매시장 회복과 함께 미술품시장 대중화로 상품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하며 주력사업 호조세 지속으로 매출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경매시장이 되살아 나며, 어느정도 시기가 잘 맞물린 점도 있겠지만 이 대표가 끊임없이 강조했던 미술품 거래의 대중화, 문화마케팅 확산 등의 기획력과 직원과 함께하는 기업형 화랑 경영이 서울옥션을 이끌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그는 미술품 경매를 부를 가진 고령층을 대상으로만 한정 하지 않고 30~40대의 젊은층을 적극 공략했다. “경매를 시장이 아닌 문화로 접근하는 정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철학이 있어 가능했다. 미술품 대중화를 향한 그의 의지는 차례차례 사업에 반영됐다. 이 대표는 서울옥션에 취임하자마자 기존 온라인 경매 브랜드를 ‘이비드 나우(eBid Now)’로 바꾸고 100만원 미만의 중저가 작품을 내놓으며 다양한 연령대를 경매시장으로 끌어들였다. 배송료와 설치비가 부담스러운 지방 고객을 고려해 무료 배송과 설치 서비스를 제공했고, 미술 콘텐츠 확산을 위해 아카데미 강좌도 열었다. 국내 경매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낙찰자에게 금액별로 사은품(작품)을 주는 마케팅도 벌였다. 경매 문턱을 낮추니 매출이 급증했다. 2014년 매출은 238억원으로 전년대비 50% 증가, 영업이익은 51억809만원으로 68% 늘었다.


야심차게 내놓은 신규 사업 ‘프린트 베이커리’의 성과도 성공적이다. 프린트 베이커리란 유명작가의 원화를 디지털 판화 형태로 한정 수량으로 찍어내 판매하는 것으로 작품 1점에 9만원에서 400만원 수준이다.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로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층의 참여 유입을 높였다. 또한 서울옥션 측에서 미술품 판매가의 80%를 보장해 미술품 구매 초보자들도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역시 평소 “투명경영,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강조했던 이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이다.


현재 프린트 베이커리는 국내 갤러리아몰, 엘롯데, 위즈위드, 신세계몰 등 온라인 매장, 국립현대미술관, 청담동 SSG 푸드마켓, 여의도 IFC몰 내 영풍문고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해외로의 입점도 성사시키며 홍콩법인을 통해 중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 대표의 거침없는 경영행보는 한동안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사업인 프린트 베이커리가 지속적으로 제휴업체를 늘려가고 있고, 실적호조 역시 201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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