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통상'배당 프로젝트' 가동한 염태순 회장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사진)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독특한 배당수익 증대 전략이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계열회사인 에이션패션의 주주구성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가외수익을 크게 확대했을 뿐 아니라 핵심계열사의 지배력도 공고히했단 이유에서다.
에이션패션은 지난달 30일 FY(회계연도) 2022년(2021년 7월~2022년 6월) 결산배당으로 주주들에게 100억원을 쥐어줬다. 이번 배당금은 99.8%는 에이션패션의 1, 2대 주주인 염태순 회장(53.3%), 가나안(46.5%)으로 향했다. 가나안의 주주구성이 ▲염상원씨(82.4%) ▲염 회장(10%) ▲에이션패션(7.6%)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오너일가가 배당을 독점한 셈이다.
염 회장이 짭짤할 배당수익을 거둔 데는 에이션패션의 지배구조가 바뀐 영향이 컸다. FY2021년 당시 에이션패션 주주는 염 회장(41.6%), 가나안(36%), 신성통상(22.7%) 등이었다. 하지만 에이션패션이 지난해 8월 신성통상 소유주식을 전량 매입 후 소각함에 따라 염 회장과 가나안의 지분율은 각 12.1%포인트, 10.5%포인트 상승했다.
에이션패션은 추후에도 염 회장 일가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회사는 FY2022년 보유 브랜드(폴햄, 폴햄키즈, 프로젝트엠)의 인지도 제고 덕분에 사상 최대 순이익(269억원)을 냈으며 올해 매출 또한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 중인 까닭이다.
시장에선 이러한 염 회장의 전략에 대해 '신의 한 수'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너일가의 이익 증대에 계열사가 동원된 모양새긴 하나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주체가 없는 까닭이다.
에이션패션은 지난해 신성통상의 소유주식을 사들일 당시 주당 가격을 최초 14만6000원에서 12.6% 인상된 16만4383원에 인수했다. 외부평가기관이 에이션패션의 기업가치를 기존 1168억원에서 1315억원으로 상향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수정된 에이션패션의 기업가치는 회사가 최근 5년(FY2017~2021년)간 기록한 평균 상각전이익(EBITDA, 138억원)의 9.5배에 해당한다. 5일 기준 주요 패션 상장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 등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9.4배인 점을 감안하면 신성통상이 비교적 좋은 가격에 에이션패션 주식을 넘긴 셈이다.
한편 주주구성이 바뀐 이유에 대해 에이션패션 측은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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