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시장 과점화와 소비자 후생
수익도 내고 공존 기간도 길어지는 시장 되길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0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내달 예정된 쿠팡의 2분기 실적발표는 회사 관계자, 주주, 경쟁사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 또한 큰 관심을 보일 만할 만한 이벤트다. 네이버쇼핑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시장을 제패 중인 유일무이한 사업자인 만큼 이들의 실적이 소비자들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까닭이다.


쿠팡의 매출은 올 2분기에도 업계 평균성장률을 배 가까이 상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1000만명에 가까운 로켓와우 회원을 유치,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데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국 배송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놨단 점에서다.


시장은 덩치를 불린 쿠팡이 곧 '아마존 모델' 시현을 노릴 거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가 경쟁으로 과점사업자가 된 이후 가격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식이다.


이는 곧 10여년 간 '특별한 혜택'을 누려온 한국 소비자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될 것이다. 한국 유통사를 통 틀어 소비자들이 '갑'이 된 시절은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뿐이다. 다시 말 하면 유통시장이 '과점'에서 벗어난 시기가 이 때 말곤 없단 얘기다. 예컨대 현재는 사양산업 취급을 받는 대형마트 3사가 2010년 전후에 거두던 영업이익은 조 단위가 넘었다. '과점의 위엄'이다.


싫든 좋든 이커머스시장은 몇몇 업체 위주로 개편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벌써부터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공포를 느낄 필요는 크지 않아 보인다. 한국 이커머스업체들은 미국과는 조금 달라서다.


이들은 쿠팡이 몇 %의 점유율을 가져가든 이커머스시장에서 독자 생존하겠단 꿈을 꾸고 있다. 이 가운데는 11번가나 SSG닷컴, 지마켓(舊 이베이코리아), 롯데온 등 대기업계열 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유치에 성공한 컬리, IPO를 앞둔 오아시스 등도 있다.


그렇다고 이커머스업체들이 장기간 적자를 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수천억에서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들이 퇴출되는 것은 소비자나 국가적으로도 좋을 게 없다.


때문에 현재로선 소비자로 급격히 기운 무게추를 일부 조정하는 게 이커머스 생태계가 '윈-윈' 하는 방안이 아닐까 싶다. 이를 테면 쿠팡이 올 들어 와우회원 월 회비를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상한 것과 같은 사례 말이다. 와우회원 월 회비는 인상률만 보면 69%에 달하지만 이로 인해 이탈한 회원이 많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무한 로켓배송에 OTT 쿠팡플레이를 이용하는 값 치곤 4900원도 저렴하다고 생각한 결과다.


이커머스업체 다수도 이처럼 소비자의 심기(?)는 최소한으로 건드리면서 추가 수익을 창출할 방안을 도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적절한 경쟁'과 '수익 정상화'는 소비자의 효익 유지 뿐 아니라 기업의 체력 또한 건강하게 만들 재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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