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성시대' 쿠팡의 과제
상장 후 주가는 내리막길···주주환원에도 신경써야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11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쿠팡)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로켓배송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


쿠팡이 2010년 창립 이후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시장의 우려를 진압했다. 지난해 매출은 31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을 웃돌으며 경쟁사인 이마트, 롯데쇼핑의 실적을 앞지르고 '유통 제왕'으로 올라섰다. 쿠팡은 2022년 3분기 들어 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이후 분기기준 흑자행진을 지속해 왔다.


과거 쿠팡은 실적 발표 때마다 비판의 화살을 맞았다. 매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도 조 단위의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자체 물류센터', '당일 배송' 등 나아갈 방향성이 뚜렷하기에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이였지만, 시장에선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날 수 없는 구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쿠팡의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다 보니 적자를 냈던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로켓배송은 3~4일 만에 물건을 배송하는 일반 택배사보다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쿠팡의 경우 대형 화물보다 소형 화물 비중이 큰 터라 물건 분류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쿠팡은 물류센터 설립 비용에 더해 대규모 인건비 부담까지 총 6조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로켓배송'은 소비자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택배 시장의 점유율을 향상 시키는데 큰 몫을 했다. 와우회원에게 제공되는 혜택 덕분에 고객 '록인 효과(Lock-in)'도 톡톡히 봤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상황도 성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승승장구하고 있는 쿠팡도 '주가 하락'의 문제에선 자유로울 수가 없어 보인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2023년 3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첫날 종가는 공모가(35달러) 보다 40.7% 상승한 49.25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5일(현지시간) 종가는 첫날 대비 63.2% 하락한 18.13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100조원에서 43조원으로 급감했다.


국내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 둔화와 상장국가(미국)와 사업국가(한국)의 불일치에서 오는 쿠팡의 근본적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가 쿠팡Inc의 주식을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한 점과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책임경영에 나서야 할 경영진 역시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쿠팡의 공모가액은 상당히 높게 받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쿠팡Inc가 배당정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쿠팡Inc가 미국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증권 신고서에는 가까운 시일 내에 현금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간 쌓아 둔 적자가 많다 보니 작년 흑자만으로는 주주들이 당장 배당을 기대하기가 쉽잖은 상황이다.


이럼에도 쿠팡은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실적까지 반등한 상황에서 주주환원을 위한 노력이 집중된다면 재평가 가능성이 충분하다. 쿠팡이 나스닥 시장에서도 웃을 수 있다면 우리 경제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의미이니 반길 만하다. 길게 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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