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IPO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11~12월 상장도 검토…대형 IPO 일정 고려, 모빌리티 체질 강화 속 '몸값' 상향 모색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롯데렌탈이 이달 중 주관사단과 첫 공식 회의(킥오프미팅·Kick-off)를 개최하고 상장 일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현재 기업공개(IPO)를 속전속결로 진행하기 보다는 11~12월 상장을 목표로 한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대어급 IPO 기업들과 수요예측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연말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카셰어링(차량 공유) 부문의 실적 증대나 경쟁력을 제고해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자로 정체성을 강조할 수 있다면 보다 우호적인 기업가치(상장 시가 총액)를 책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빠르면 다음주 중 상장 주관사단과 킥오프 미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시점이다. 상장 일정에 맞춰 지정감사 신청과 기업실사 진행 시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롯데렌탈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KB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IPO에 참여한다.


롯데렌탈은 다소 여유를 가지고 IPO를 진행하는 일정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6월 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지정감사를 신청하고 9월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는 식이다. 이 경우 거래소의 예비심사 기간(45영업일)을 감안하면 10월 공모주 청약과 11월 증시 입성이라는 IPO 일정이 예측된다.


업계에서는 대어급 IPO 기업들과 수요예측 일정이 겹쳐 투심이 분산될 것을 우려해 상장일정을 다소 늦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 IPO를 추진하는 기업 중엔 시가총액이 '조단위'로 예상되는 곳들이 수두룩한 데 이들이 빠르게 IPO를 진행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LG에너지솔루션, 한화종합화학, 지아이이노베이션, 원스토어, 야놀자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기업은 인터넷, 게임, 2차전지(배터리), 바이오 등 유망 산업군에 속해 있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공모주 청약 열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롯데렌탈이 똑같이 3분기 수요예측을 진행할 경우 이들과 경쟁은 불가피하다. 기관 투자자들의 한정된 자금 사정을 고려하면 자칫 원하는 만큼의 공모 자금을 확보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통상 IPO 수요가 많은 성수기이기도 한데 올해는 대어급 기업들의 공모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며 "수요예측 일정을 정하는데 다른 기업들의 IPO 일정 역시 꼼꼼히 살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IPO를 늦춰 연말에 진행할시 모빌리티 사업자로 정체성을 강화하는 작업을 거쳐 더 높은 기업가치(상장 예상 시가총액)를 책정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렌터카 업체로만 몸값을 평정받을시 1~2조원 수준의 몸값이 기대되지만, 카셰어링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해 IPO를 진행할시에는 그 이상의 상장 시가총액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롯데렌탈은 현재 매출의 90%(2020년 3분기말 기준)를 차량렌탈 및 중고차 사업을 통해서 거둬들이고 있다. 현재 실적을 중심으로 렌터카 기업으로 정체성을 한정해 IPO를 진행할 시 작년 순이익(3분기 기준 연환산 595억원)에 동종업계 상장사인 SK렌터카의 PER(주가수익비율) 배수 약 20배를 적용해 1조원 수준의 몸값만 인정받게 된다. 하지만 자회사인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의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모빌리티(이동수단) 산업 분야 기업으로 정체성을 잡는다면 더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그린카와 카셰어링 시장 점유율 1위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쏘카가 적자 상태에서도 4~5조원의 기업가치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의 경우 현재 부채비율이 높아 자체적인 자본확충도 필요한 데다, 모회사인 호텔롯데의 재무 여건도 고려해 높은 기업가치를 최대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5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롯데렌탈(구 KT렌탈)은 국내 1위 렌터카 업체(점유율 22.4%, 2020년 3분기말 기준)다. 자회사 그린카를 통해서 카셰어링(차량공유)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1조7266억원, 영업이익 1294억원, 순이익 446억원을 실현했다. 최대주주는 호텔롯데(지분율 42.0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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