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후 기자] 오피스 매매시장 거래가 고공행진을 끝내고 2년만에 1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분기 거래금액이 2조원 미만을 기록한 것은 2017년 3분기 1조4026억원 이후 10분기 만이다. 오피스 매매시장은 지난 2017년 4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분기당 최소 2조1000억원에서 최대 4조6000억원까지 거래됐다. 거래규모는 당시 분기 평균 거래금액 2조5507억원 대비 20%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다.
31일 신영에셋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거래가 완료된 오피스빌딩(서울 및 분당권역 소재 거래면적 3300㎡ 이상)의 거래금액은 1조9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2조2124억원) 대비 10.4% 줄었고 전년 동기(2조3428억원) 대비 15.2% 감소했다. 매매가격은 1제곱미터(㎡)당 약 589만원으로 전분기(667만원) 대비 11.8% 하락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19년 연간 평균(612만원) 대비 3.7% 떨어지며 급등세가 진정됐다.
연말과 비교해 거래가 줄어드는 연초인 점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1월(6927억원)과 2월(1조832억원) 대비 3월 거래금액(2079억원)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분기 초 대비 분기 말의 거래가 점차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3월부터 오피스매매시장 거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1분기 주요 거래사례인 ▲삼성생명여의도빌딩(2715억원) ▲분당스퀘어(1902억원) ▲오렌지타워(2520억원) ▲남산스퀘어(5050억원) 등의 경우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코로나19의 영향이 전혀 없었던 시기(2019년 9월부터 11월)에 입찰을 실시했고 지난 1월 초를 전후로 이미 투자자 모집이 대부분 마무리된 사례다. 또한 해당 빌딩의 경우 임대율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슈가 거래 완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에는 ▲국민은행 지방사옥 ▲을지로 부림빌딩 ▲코스콤 분당센터 ▲아스테리움 용산 오피스 등 다수의 오피스빌딩 입찰 사례가 확인됐다. ▲현대해상강남사옥 ▲CJ제일제당빌딩 등 매각 예정 물건에 대한 자문사 선정 등의 거래활동이 꾸준히 이어졌다. 다만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4월부터 매각 일정을 연기하거나 투자를 유보하는 등의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객실 점유율이 급락한 호텔 상품과 매출이 크게 감소한 리테일 상품과 달리 오피스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공실률 급등이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신영에셋은 현 상황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경우 오피스 임대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른 공실 증가 및 거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오피스 매매가격 상승세에 크게 일조했던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음에도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상반기 오피스 거래는 평년 보다 위축될 전망이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팀장은 “오피스빌딩을 비롯한 부동산의 거래는 현장을 수차례 답사하는 임장활동이 반드시 수반되는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를 기피하거나 미루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며 “우협선정 등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일부 매물을 제외하고 2분기 거래는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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