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 현대차그룹, 돌파구는
연초 제시 연간목표 755만대 밑돌 전망…세대교체로 승부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연초 제시했던 연간판매량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내년 글로벌 환경 역시 우호적이지 않아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최근 그룹 사장단 및 계열사 주요 임원에 대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정의선 체제’를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의 내년 최우선 목표는 판매개선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현재(11월 누적기준) 판매실적은 675만대(현대차 418만대, 기아차257만대)다. 연초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연간 목표치 755만대와 비교할 때 100만대 가량을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판매실적인 725만대(현대차 450만대, 기아차 275만대)와 비교해도 50만대를 하회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 추이를 보면 최근 5년간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4년 800만대(현대차 496만대, 기아차 304만대), 2015년 801만대(현대차 496만대, 기아차 305만대), 2016년 788만대(현대차 486만대, 기아차 302만대), 지난해 725만대(현대차 450만대, 기아차 275만대)로 쪼그라들었고 올해에도 판매위축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 갈등에 따른 중국 자동차시장의 수요 감소와 터키를 비롯한 신흥국 경제위기 등의 영향으로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한 판매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주력시장 중 하나인 중국시장의 부진이 큰 부담이다. 현대차그룹의 중국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일각에서는 수요가 둔화되고 패러다임의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 속에 생산능력 조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미국과의 갈등과 이에 따른 소비심리악화로 지난 7월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연스레 수익성은 악화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2조68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6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 가량 줄었고, 순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16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며 모델 수가 2배 증가했지만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했”며 “글로벌 수요둔화와 패러다임 변화 속에 사업구조 재편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비용은 2009년 2조9200억원(현대차 2조2000억원, 기아차 7200억원)에서 지난해 4조1000억원(현대차 2조5000억원, 기아차 1조6000억원)으로 10년 새 1.4배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은 판매부진 탈피를 위해 해외사업조직에 대한 인사로 조직쇄신에 나서며 판매개선을 노리고 있다. 조직재정비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7월 북미와 유럽, 인도 그리고 러시아 권역본부를 세우며 이용우 부사장을 북미권역본부장으로 발령했고, 이병호 부사장을 중국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보임하는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김승진 글로벌미래전략TF팀장(부사장)을 해외사업 지원 역할을 담당하는 사업관리본부장에, 김선섭 사업운영전략사업부장(전무)을 인도권역본부장에 각각 임명했다. 기아차는 윤승규 미국판매법인장(전무)을 북미권역본부장으로 겸직시키고, 이종근 기업전략실장(전무)을 멕시코법인장에, 이경재 슬로바키아법인 생산실장을 슬로바키아법인장에, 김김진하 아시아·중동·아프리카 지원실장(이사)을 러시아권역본부장으로 각각 발령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가별 위험 요소와 시장 특징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시장별로 효과적인 판매 전략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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