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캐시카우 ‘일진전기’, 수익성 악화 고민
업황 부진 속 순손실 173억…차입금 증가에 부채비율도 악화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일진그룹의 캐시카우 역할(매출비중 81%)을 하는 핵심 계열사 일진전기가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차입금 증가 속 부채비율도 악화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모습이다.


일진전기의 최근 3년간 순이익 규모는 2015년 83억원, 2016년 구리가격 하락과 입찰제한 등 영업활동 위축으로 14억원까지 줄었고, 지난해에는 우발채무 발생으로 순손실이 21억원으로 악화됐다.


올해 흐름도 좋지 못하다. 외형 정체 속에 내실 역시 악화되고 있다. 매출은 1분기 1570억원에서 2분기 1966억원으로 개선됐으나 3분기 1726억원으로 재차 줄었고, 영업이익은 1분기 15억원에서 2분기 13억원의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는 손실규모가 2배 넘게 확대되며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계속되고 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각각 55억원, 60억원, 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 현재 순손실 17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선업황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구리가격 하락과 신흥국 인프라 투자 위축 우려로 성장둔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요 원재료 중 전기동(구리) 가격변동추이를 살펴보면 내수기준 t당 670만원으로 지난해(700만원) 대비 300만원 하락했다. 구리는 전선 제조원가의 70% 안팎을 차지하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전선업계는 납품계약을 체결할 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이를 반영해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는 조건을 넣기 때문에 주요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제품가격 상승과 함께 실적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일진전기의 사업부문은 크게 전선부문과 전력시스템부문으로 나뉜다. 이 중 전선부문은 전체 매출의 82.85%를 차지한다. 초고압전선·중고압전선 등 각종 전선을 제조·판매한다.


업황 부진 속에 차입금 증가와 부채비율 확대로 재무부담도 커졌다. 일진전기의 총 차입금 규모는 2684억원으로 지난해 말(2367억원) 대비 317억원 확대됐다. 차입금의존도는 31.3%에서 33.4%로 2.1%p 늘었다. 현재 일진전기가 홍성·반월·수원공장 등을 담보로 조달한 차입금은 2070억원이 넘는다.


부채비율은 138%에서 169%로 31%p 높아졌다. 부채총계는 4388억원에서 5048억원으로 660억원 늘어난 반면, 자본총계는 3180억원에서 2979억원으로 201억원 줄었다.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 속에 지속되는 시설투자도 부담이다. 일진전기는 현재 제품 품질향상 등을 목적으로 기계장치와 시험설비에 358억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136억원이 투자됐고, 222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전선·중전기 업황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지 않기 때문에 브이(V)자형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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