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회성비용으로 영업익 1조 ‘난망’
조종사노조 임단협 타결, 내달 인상분 280억 지급…2Q 실적 우려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대한항공이 조종사노동조합과 2017·2018년 임금단체협약협상(임단협)을 타결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2년치 기본급 인상을 포함한 대규모 일회성비용을 지출하게 됐다. 항공기 일등석을 줄이고, 국내선 운임의 인상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단기간 일회성 비용 급등에 따른 실적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일 조종사노조와 2017·2018년 임단협에 합의하며 기본급과 비행수당을 2017년 3%, 2018년 3.5% 인상해 소급 지급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6월달에 소급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조종사 수는 2753명(지난해 3월말 기준)이다. 평균 임금은 약 1억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기본급 인상분을 산출할 경우 2017년 3% 인상분 약 123억원, 2018년 3.5% 인상분 157억원의 일회성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추산된다. 총 28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기본급 인상과 함께 기타수당 지급비용 등이 더해질 경우 지급규모는 더 확대된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정착과 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출범에 따른 격려금 명목의 상여 50%도 함께 지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지휘기장 직무 수행 시 비행수당 5%를 추가 지급하고, 5시간 이상 퀵턴(목적지에서 체류하지 않고 바로 돌아오는 비행) 비행 시 체류비를 25% 추가하는 한편, 화물기 해외 2회 이상 체류 시에는 2회째 체류지부터 체류비를 기존 70달러에서 100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일부기업들은 임단협을 감안해 인상분을 충당부채(우발채무)로 잡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2018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재무상황이 여유 있지 못한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된 설정사항이 없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3% 인상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며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일회성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연초 대한항공은 올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13조23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16%, 영업이익은 32.4%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적부담이 계속되면서 목표 달성에 대한 우려감이 나온다.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2분기에도 일회성비용 증가에 따른 이익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1650억원으로 시장기대치 약 21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분기 역시 시장기대치(약 1610억원)를 밑도는 영업이익(약 13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연초 이후 상승한 국제유가 영향으로 1분기 대비 유류비 투입단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조종사 임단협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안전장려금 등의 일회성 비용 반영이 예상돼 있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2016년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을 당시의 영업이익(약 1조1000억원)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인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며 “추가적으로 여객과 화물의 운임 상승효과 등도 고려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일회성 비용 발생에 따른 실적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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