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미중 무역전쟁, 업종별 대응전략은?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유럽까지 번지며 세계 경제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관세 부과 이슈가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무역분쟁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소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11월 중간선거까지 이런 분위기는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지난 6일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34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 관세에 이어 오는 31일에는 160억달러, 8월30일에는 2천억달러에 대해 추가 관세가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에 상무부와 소비자단체, 업계 관계자들까지 반발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일단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신흥시장과 관련 산업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주 프랭클린 템플턴의 마크 모비우스는 신흥시장이 10% 추가 하락할 것이라면서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조정은 매수 기회’라며 신흥국 중에서도 ▲브라질과 터키는 통화 약세로 인해 무역전쟁에서 종국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고 ▲인도와 한국, 베트남은 미국의 직접적 공격을 받는 중국과 멕시코의 빈자리를 채우며 반사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국내 업종 중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글로벌 자유무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업종이다. 따라서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하다. 실제로 이번 무역전쟁을 촉발시킨 미국은 자동차를 최대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수입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자동차 주가에 대부분 이미 반영이 돼 있기 때문에 현재는 오히려 낙관적 신호에 민감한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낙관적인 신호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수입관세가 한국에겐 낮게 적용되는 ‘차등관세 부과’이며 ▲장기적으로는 무역전쟁을 통해 오히려 기존의 수입관세가 낮아지는 ‘자유무역 촉진’이다.


김 연구원은 “차등관세의 경우 현대·기아차에 직접적인 호재이며, 자유무역 촉진의 경우 글로벌 자동차 섹터 대한 관심을 높여 현대·기아차에 간접적인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려와 달리 철강업종은 미국으로의 수출비중이 높지않아 영향이 미미하며 반도체도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화학업은 업종별 영향이 제한적으로 차별화된 중소형주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제품 및 원유 정제제품은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영향이 거의 없다”며 “범용제품이기도 하고 지역간 차익거래가 활발해 결국 전세계 수급 구조에 맞춰 제품 마진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결론적으로, 원유 정제제품의 경우 무역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2%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을 경우 수요 증가분은 공급 증가분을 상회하며 지속적으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일시적으로 위축되었던 구매심리가 개선되면 시황의 단기 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에틸렌 중심으로 산업 사이클은 이미 수요증가분을 뛰어 넘는 증설 물량으로 장기간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석유화학의 경우 NCC 중심의 대형주 보다는 차별화된 제품 수급 사이클이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집중할 시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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