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산적 삼성SDI, CAPEX 6조까지 늘릴까
증권가 6조5000억 안팎으로 추정…문제는 현금성자산 급감 등 유동성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6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제공=삼성SDI)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삼성SDI가 올해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6조원 이상을 자본적지출(CAPEX)에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 대비 미국 진출이 늦은 가운데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삼성SDI의 유동성이 풍부치 않은 상태이니 만큼 이 회사가 조만간 공모채 등의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최근 개최됐던  '인터배터리 2024' 행사에서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삼성SDI 말레이시아 사업장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SDI의 올해 CAPEX가 전년 대비 50% 가량 늘어난 6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의 이 같은 전망은 삼성SDI가 미국 현지 생산을 선언한 2021년 이후 투자 규모를 매년 늘려온 데다 현재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 빠져 있지만 수년 내 다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해 4조3447억원의 CAPEX 투자를 단행했는데,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배터리 등을 포괄하는 에너지솔루션부문의 투자액이 전체의 99%에 해당하는 4조2800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배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 역시 ▲2021년 1조9495억원 ▲2022년 2조9462억원 ▲2023년 4조1048억원 순으로 매년 1조원씩 늘고 있다. 이에 삼성SDI가 올해 CAPEX를 6조원 규모로 확대하더라도 투자처는 전기차용 배터리 등의 생산시설에 쏠릴 것이란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CAPEX 규모를 밝힐 순 없지만, 공장 증설 등에 대부분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북미에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합작 공장을 각각 짓고 있다. 나아가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으며, 울산에 1조원 규모의 배터리 및 양극재 공장 착공에 이어 추가 생산시설 건립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외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 기술 및 설비 확보는 물론, 전고체 전지 사업화에도 적잖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 대비 훨씬 많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CAPAX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투자 여력이다. 삼성SDI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조5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급감한 반면, 시설투자 등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있다 보니 차입금은 5조7178억원으로 같은 기간 5696억원이나 증가했다. 아울러 차입금 가운데 연내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3조8684억원으로 전체의 68%에 달한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SDI가 올해도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윤호 대표는 지난 20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부 유보금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차입에 나설 수도 있다"며 "삼성SDI의 신용등급이 'AA(안정적)'로 안정적이니 만큼 적기에 외부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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