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바디, 영국계 펀드 주주로 맞이할까
기존 FI 보유 지분 중 1/3 매각 방침…1분기 내 마무리 어려울 듯

[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진단키트 전문기업 젠바디가 해외 기관투자자를 2대주주로 맞아들일 예정이다. 영국계 펀드가 젠바디의 기존 투자자 보유 지분(구주)을 사들이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젠바디 주식을 보유한 재무적투자자(FI)들은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와 주식양수도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협상을 위해 영국계 사모펀드는 젠바디에 대한 기업가치 평가보고서를 KPMG에 의뢰했고 결과를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젠바디 FI들과 가격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젠바디와 FI들에 해외 사모펀드를 연결한 중개인은 국내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인 BNH인베스트먼트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젠바디의 해외 영업 네트워크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한 차원이었다.


젠바디의 잠재가치를 인정한 영국계 사모펀드도 단순 FI 참여가 아니라 경영 참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국계 사모펀드에서 추천한 인사 1명이 젠바디 이사진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젠바디에 투자한 기존 FI는 아주IB투자, BNH인베스트먼트, LSK인베스트먼트, 기술보증기금 등이 있다. 이들 FI는 기존 보유 지분의 절반에서 3분의 1정도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자를 받아들이는 젠바디의 기업가치가 더욱 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영국계 사모펀드는 신주도 일부 매입하는 방안을 보고 있다. 다만 딱히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는 젠바디로서도 증자의 명분을 찾았다. 바로 해외 진단 바이오업체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한 자금용도다. 이렇게 영국계 사모펀드가 매입할 젠바디 주식의 비율은 구주와 신주가 각각 8대 2정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FI 지분과 신주를 인수하게 되면 영국계 사모펀드는 단숨에 젠바디 2대주주 자리를 꿰찰 수 있을 전망이다. 지분율은 20~25%를 맞출 예정이다.


문제는 젠바디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다. 한때 지분 100% 기준 1조원에 육박했던 기업가치는 현재 7000억~8000억원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외에서 거래되는 가격 기준이다.


지난해 IPO를 노렸던 젠바디가 회계적인 이슈로 주춤하면서 가치가 다소 하락했다는 평가다. 주식시장이 침체하며 전체적인 바이오 기업들의 가치가 떨어진 영향도 있다.


젠바디의 지난해(2018회계년도) 실적도 예년처럼 성장한 것은 아니다. 2016년 7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7년 625억원까지 늘었다. 전년대비 689% 늘어난 실적 성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63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목표로 잡았던 800억원대 매출 달성에 실패했다. 또한 2017년 49%에 달하던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는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관투자자와 협상하는 거래의 특성상 1분기내 마무리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젠바디로서는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고 감사보고서가 나와야 본격적인 IPO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10월에 설립된 젠바디는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회사로 유명하다. 브라질에서 대형 수출계약을 따내면서 실적이 급증하고 2016년부터 국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본격적인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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