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장·AI·서버 신사업으로 '체질개선'
전장 MLCC 2024년 1조 달성 목표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0일 06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 MLCC개발그룹장 김위헌 상무가 MLCC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삼성전기)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기가 체질개선을 통한 미래 성장 시장으로의 전환에 힘을 쏟는다. 주력 사업인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의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로 기존 IT 영역을 확대하며 핵심기술 개발하고, 향후 서버· 전장 등 성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위헌 삼성전기 MLCC개발그룹장(상무)은 17일 서울 중구 태평빌딩에서 제품설명회를 갖고 "전장용 제품 라인업 확대와 차별화 기술을 통해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가올 메가트렌드 시장인 AI용 서버, Factory Automation용 로봇 등 산업용 제품시장에서도 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AP, IC) 등 능동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전자제품 안에서 신호간섭(노이즈)를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TV, 가전제품, 전기자동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에는 대부분 사용된다.


제품의 크기는 머리카락보다 얇아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0.4㎜X0.2㎜(머리카락 두께 약 0.3㎜)부터 5.7㎜X5.0㎜까지 다양하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개, 전기차는 1만8000~2만개 정도 들어간다. 전자부품 중 가장 작은 크기지만 내부는 500~6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는 첨단 제품으로 300㎖짜리 와인잔을 채우면 3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고부가 부품이다.


MLCC는 크기는 작으면서 저장하는 전기의 용량을 크게 만드는 것이 경쟁력으로 유전체 등 미립의 소재 기술과 간섭 없이 균일하게 층을 쌓을 수 있는 제조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나노 기술 단계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은 반도체지만 마이크로 기술 단계에선 MLCC가 가장 높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전장용 MLCC는 IT용 MLCC와 역할은 비슷하지만, IT제품과는 사용환경이 다르고,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필요로 한다. 고사양 전장용 MLCC의 경우 고온(150℃ 이상) 및 저온(영하 55℃)의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습도 85%)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자동차의 가혹한 테스트 환경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고온,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재료 개발과 진동과 내습 특성을 강화하는 미세구조 설계 기술이 뒷받침 돼야 한다. 전장용 MLCC는 IT제품 대비 요구되는 수명과 높은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하며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된다. 가격도 3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전장용 MLCC는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 인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품질과 제조 기준을 가지고 있고, 각 거래선별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산업·전장용 MLCC의 비중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18년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TSR에 따르면 전장 MLCC 시장은 2023년 4조원에서 2028년에는 9조5000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상무는 "전기차 성장률은 올해도 두 자릿수의 고성장이 전망되며,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도 내연기관 대비 MLCC 소요원수가 최대 2배 수준이므로, 전장용 MLCC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ADAS의 보급률도 지속 증가하면서 올해에는 레벨2이상 적용 비율이 4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전장용 MLCC 시장의 고성장 전망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MLCC 핵심 기술인 원재료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소수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사업장에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2020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최근 삼성전기는 전기차·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올해 3월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전장용 MLCC 매출 1조 달성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회사가 보유한 소재 기술 및 공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용량 제품, 휨강도, 고온, 고압 등을 보증하는 전장용 제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202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계) 3종과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을 개발했고, 2021년에는 ADAS용 MLCC 2종을 개발했다. 2022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 확대, 2024년에는 16V급 세계 최고용량의 ADAS용 MLCC 2종과 1000V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전장 MLCC 등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편 삼성전기는 국내 수원과 부산사업장은 연구개발 및 신기종, 원료 생산을, 중국 텐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을 대량 양산기지로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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