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우리은행이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폴란드 현지 영업활동을 개시한다. 지난 2023년말 준비에 나선지 약 1년 4개월여 만에 지점 개설에 성공하면서다. 이번 진출로 정진완 행장 체제 하에서 우리은행의 동유럽 사업 확대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폴란드 지점을 개설하고 개점식을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개점식에는 임훈민 주폴란드 한국대사, 이정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바르샤바무역관장, 류형진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을 비롯해 다수의 폴란드 진출 국내 지상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폴란드의 협력과 K-방산 진출에 힘써 온 피오트르 오스타셰프스키 전 주한 폴란드 대사도 참석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폴란드 지점 개설로 유럽 내 외화 조달 역할을 담당하는 런던지점, 기업금융을 전담하는 프랑크푸르트 소재 유럽우리은행에 더해 유럽에 세 번째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폴란드지점은 폴란드를 넘어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한국계 지상사가 진출한 동유럽 지역 영업을 총괄 관리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2월 폴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설치해 국내기업 현지법인들의 자금조달과 중계 서비스 등 지원 업무를 수행해왔다. 최근 들어 K-방산, 전기차, 이차전지 기업들의 진출과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의 전초기지로 폴란드가 부상하자 우리은행 역시 본격적인 금융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 2023년말부터 지점 설립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특히 발빠른 진출을 위해 현지법인 설립 대신 유럽우리은행 법인 소속으로 지점 설립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7월 폴란드 감독당국으로부터 지점 신설인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이번 개설 역시 당초 목표시점으로 잡았던 6월말보다 2개월 정도 앞당겨진 결과다.
우리은행 바르샤바 지점은 수도라는 이점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폴란드 전역의 고객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기업과의 접근성도 높다. 바르샤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들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다수 기업 현지 법인들이 진출해 있다.
이번 개점으로 우리은행의 유럽지역 사업 역시 본격적인 확장 토대를 마련했다는 관측이다. 이정우 폴란드 지점장은 "독일(유럽우리은행), 런던(지점), 폴란드를 잇는 '우리은행 유럽 삼각편대'가 완성됐다"며 "폴란드의 지정학적 이점과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사업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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