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삼세판'도 안통한 락앤락, 뭐가 문젤까
자사주매입-소각 프로그램 무위에 그쳐…속 끓는 어피너티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8일 16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락앤락 텀블러. (이미지=회사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6년째 락앤락을 이끌고 있는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를 좋은 값에 되팔기 위해 시도한 여러 방안이 무위에 그친 탓에 현재는 본전을 건지기도 힘든 상황에 놓인 까닭이다.


어피너티는 2017년 김준일 전 회장으로부터 락앤락 지분 63.56%를 주당 1만8000원(총 6293억원)에 사들였다. 이때만 해도 시장의 평가는 우호적이었다. 락앤락 주가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2017년 12월 초 2만8000원을 넘어섰고 2019년 4월까지도 줄곧 2만원대를 유지하는 등 매입가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하지만 비용증가 여파에 따른 실적 저하로 주가는 이내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2020년 들어선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악재까지 겹치며 한 때 650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어피너티는 락앤락 주가를 반등시키기 위해 ▲회사의 체질 개선 ▲자사주 매입 등의 작업을 벌여왔다. 우선 경영권을 인계 받은 직후 락앤락의 해외영업망을 손 봤다. 김 전 회장 시절 락앤락이 그의 '맨파워'에 의존한 영업을 펼친 터라 온전한 경영활동을 위해 마케팅 투자 및 인력 충원을 단행한 것.


인위적 주가부양책도 적극 활용했다. 2018년 자사주 81만주를 소각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550억원(447만주)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락앤락은 또한 이 가운데 89.1%는 소각, 나머지는 소형가전 제작 회사 제니퍼룸 인수에 활용하는 등 잠재적 유통주식을 최대한으로 줄여 놨다.



문제는 수백억원이 투입된 자구안들이 주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단 것이다. 락앤락 주가는 회사가 자사주매입·소각을 할 때만 반짝 상승하다 이내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지난 19일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을 때만 봐도 락앤락 주가는 20일 장중 20% 이상 상승하다 고꾸라졌고 21일에는 전일 대비 5.3% 떨어졌다. 사실상 회사돈 148억원을 태운 게 일회성 호재로 끝난 셈이다.


락앤락 주가가 힘을 못 쓴 요인에는 투자 성과가 미미했단 점이 꼽히고 있다. 락앤락은 어피너티의 요구대로 인적자원 및 내부시스템 개선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갔지만 정작 수익성은 오너경영 시절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전성기인 2016년과 비교해 지난해 락앤락의 매출은 27.8% 증가한 5430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46% 줄어든 325억원에 그쳤다.


락앤락이 전통적 제조사라는 점 또한 주가부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단 관측도 시장서 나오고 있다. 바이오나 이커머스 등과 같이 미래 성장성이 부각되는 게 아닌, 보유 유형자산이나 실적으로 밸류가 매겨지는 데 따른 불리함이 작용했단 것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설비자산 기반으로 실적을 내는 제조사보단 바이오 등의 성장주가 각광을 받아 온 경향이 있다"며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만으론 실적향상에 한계가 있단 지적을 받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오일뱅크나 대명에너지, 태림페이퍼 등이 올 들어 IPO(기업공개)를 잇달아 철회한 덴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영향과 함께 애초에 밸류를 뻥튀기하기 힘든 업종이었단 점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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