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장차남, 어머니 송영숙 회장 대표직 해임
형제경영 막 올려, 사업개편 가속화…상속세 재원 마련‧투자유치 숙제 여전 ‍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14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사이언스 임시 이사회에 참석하는 송영숙 회장(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현 이사회 구조상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언스 사내이사 측 인사들이 송 회장의 대표직 박탈에 뜻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송 회장의 대표직 해임으로 오너일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14일 오전 10시 송파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송 회장의 대표직 해임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알려졌다. 해임을 건의하며 이사회를 소집한 이는 송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다.   


이번 해임안 상정은 송영숙 회장과 임종훈 대표의 인사권에 대한 이견으로 불거진 것으로 전해진다. 임종훈 대표가 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송 회장이 이를 무효화해 갈등이 폭발했다는 전언이다.


오전 7시30분 경 회사로 출근한 임종훈 대표는 취재진에 "조만간 송 회장 대표 해임 이유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오전 9시20분 회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직원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린 송 회장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사무실로 올라갔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지난달 첫 이사회 때와는 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사회 결과 송 회장의 대표직 해임 안건은 이사회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송 회장측 4명, 임종윤 이사측 5명이다. 임종윤 이사측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4일 이사회에서 결정된 송영숙, 임종훈 공동 대표체제가 한 달 여만에 끝난 셈이다. 다만 송 회장의 사내이사직은 오는 2026년 3월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임종윤 이사의 경우 송 회장 대표 해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상속세 마련 및 투자 유치를 위한 사모펀드 등과의 논의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질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사회 결과 송 회장의 대표직 해임안이 통과됐다. 시장에서는 임종윤 이사가 임종훈 대표와 막판 조율 과정을 거쳐 뜻을 함께 했다고 보고 있다. 


송 회장이 대표에서 해임됨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이에 지난 경영권 다툼에서 형제들이 공언한 경영전략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임종윤, 임종훈 형제는 한미약품그룹 수익성 향상을 위해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탁개발(CDO)과 임상시험수탁(CRO) 분야에 뛰어들어 한미약품그룹을 한국의 '론자'로 만들다는 목표다. 론자는 스위스에 위치한 전세계 1위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이다. 


아울러 그간 추진해 온 혁신신약 개발 파이프라인도 확대할 방침이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목표로 1차적으로 시가총액 50조원 비전을 밝혔다. 최종적으로는 200조원까지 한미약품그룹을 키우겠다는 포부다. 


관건은 1조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다. 더불어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숙제 또한 여전히 남아있다. 향후 한미약품그룹 운영에 잡음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임종훈 단독대표 체제로 회사가 운영되지만 송영숙 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임종훈 대표 입장에서는 송 회장 눈치를 안보고 회사를 경영할 수 있게 됐다"며 "형제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사업 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임종훈 대표는 이사회 후 기자들과 만나 "회사 발전에 속도를 내겠다. (중요한 문제가)너무 많다"며 "(투자 유치와 관련해)여러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 대표는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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