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LG헬로비전이 최근 지역문화·에듀테크 등 신사업 환경 전반이 악화하면서 중장기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오랜 수익원인 '유료방송' 부문은 수년째 둔화해 새 활로 모색이 시급하지만, 이렇다할 수익원이 부재해 당분간 경영 효율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공성장을 이어가는 '렌탈' 부문은 사업을 키울수록 관련 비용이 불어나 수익성 측면에 한계가 상존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인천 상상플랫폼에서 운영 중인 '뮤지엄엘' 사업을 내달 말 종료하기로 하면서, '지역 기반' 신사업이 대거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지역 기반 문화 신사업 일환으로 '뮤지엄엘' 사업에 착수했지만, 관람객 수가 저조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1년 만에 폐관을 앞두게 됐다.
차세대 먹거리로 키워 온 '커머스' 부문도 일부 효율화 작업에 나선다. LG헬로비전은 지난달 '제철장터 온라인몰'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역 특산물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를 통해선 고수익을 달성하기 어려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사업 주축 중 하나로 떠오른 '에듀테크' 부문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정부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를 교육자료 수준으로 격하하는 데 속도를 내면서 에듀테크 업계 전반에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앞서 LG헬로비전은 지난해 전국 교육청으로부터 4200억원대 규모의 '스마트단말기 공급사업'을 수주하면서 관련 매출을 순차 반영해 왔다. 이러한 영향으로 올 1분기 기준 스마트단말기 등 '상품매출' 비중은 27.9%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1% 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오랜 주력사업인 방송사업 비중(22.5%)을 5.4% 포인트나 상회한 수치다. 이처럼 '에듀테크' 실적 기여도가 지속 확대 중인 가운데, 디지털교과서 관련 정부 정책이 역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LG헬로비전 실적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존 주 수익원인 '유선방송' 부문 역시 업황이 지속 둔화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1227만31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특히 유선방송 점유율이 가장 높은 LG헬로비전은 같은 기간 5만6319명이 감소하며 가장 높은 이탈율을 보였다.
신·구사업 업황 전반이 둔화하다보니, 최근 고공성장을 이어가는 '렌탈사업' 부문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실적도 합격점이다. 올 1분기 기준 렌탈 부문 매출은 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급증했다.
다만 렌탈 중심 사업체계가 굳어질 수록 물품 구매에 따른 영업비용도 늘어난다는 맹점이 상존한다. '가전 렌탈' 혹은 '스마트단말 공급' 사업 몸집이 불어날수록 관련 물품을 구매하는 비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기준 영업비용은 30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이 중 상품매출원가(722억원)은 159.7%나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 재무 전반이 악화하는 상황 속 지출 비용 최소화해야 하지만, 신사업 규모 및 실적과 비례하게 비용을 늘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이 뒤따르는 알짜사업 위주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속 악화 중인 업황을 버텨낼 만한 재무체력도 녹록지 않다. 최근 3개년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023년 114.3% ▲2024년 143% ▲2025년 191.9%로 지속 상승 중이다. 매년 회사채를 발행하며 채무 상환에 나서는 가운데, 수익성을 대거 확보할 만한 사업군은 극히 제한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순손실 규모가 100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재무 부담을 한층 가중시켰다. 단기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지만, 올해에도 이렇다할 반등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올 1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하고, 영업이익률 역시 1~2%대로 떨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헬로비전은 회사채 발행 이후 적지 않은 비중을 스마트단말기 구입 등에 투입하지만, 실상 사업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아 효율적인 전략으로 비춰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플러스 요인을 찾기보단 마이너스 요인을 방어하는 데 급급한 상황으로 비춰진다"며 "자체적인 수익 창출력은 지속 둔화 중인 만큼, 추후 신용등급 측면에서도 일부 악영향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LG헬로비전은 올 하반기 경영 전반서 다각적인 효율화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첫 희망퇴직에 따른 인력 감축 효과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LG헬로비전 국민연금 가입자수는 98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올해 경영, 사업 전반적으로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 제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뮤지엄엘 사업 종료는 지역문화 사업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제철장터 역시 플랫폼만 정리할 뿐 관련 지역방송은 지속하며 실적 기여도를 계속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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