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레미콘 인수 후보 '정선골재그룹'은 어떤 곳?
개별 매출 800억 미만…계열사 분리로 중소기업 지위 유지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제공=쌍용레미콘 홈페이지)


[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쌍용레미콘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정선골재그룹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교적 작은 그룹사가 레미콘업계 최상위 사업자 인수를 시도 중이란 점과 함께 구용회 회장이 그룹사 대부분을 직접 이끄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지녔단 점에서다.


정선골재그룹은 계열사로 정선골재, 정선레미콘, 정선, 장원, 장원레미콘, 청현기업, 정선산업, 가락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8개 계열사의 총 매출액은 3200억원으로, 이는 같은 기간 쌍용레미콘이 올린 매출(3920억원)보다 적은 액수다. 정선골재그룹이 쌍용레미콘 인수 후보자에 오를 당시 업계가 의아하단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러한 덩치 차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정선골재그룹의 재무구조를 들여다보면 인수가 큰 무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이 회사의 보유 현금 자체가 넉넉하다. 8개 계열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합친 금액은 11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도 평균 50%수준으로 차입에 대한 부담도 적다.


정선골재그룹이 이처럼 알짜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건 구용회 회장의 독특한 사업전략 덕분이다. 구 회장은 계열사들을 직접 소유하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짜놨다. 정선레미콘과 정선, 정선산업의 경우 구 회장 지분이 90%에 이르며 장원(61.2%), 정선골재(60%) 등도 과반 의결권을 보유 중이다. 통상 오너-모회사-자회사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기업구조를 갖춘 회사들과는 다른 형태다.



구 회장이 이런 지배구조를 유지한 배경에는 중소기업 지위 유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제품 판로지원법에 따르면 레미콘은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으로 등록돼 있어 개별 매출액이 800억원 미만이어야 조달청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즉 관급공사 수주를 위해 구 회장이 직접 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선골재그룹 계열사 모두 실적 상당부분을 관급공사로 올리고 있다. 작년 654억원의 매출을 거둬 계열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한 정선골재만 봐도 ▲국토교통부로부터 국도46호선 가평청평 청평1교 지역 보수공사 건설폐기물 처리용역 건으로 7440만원 ▲ 안양시 석수2동 충훈부시장 일원 노후관 교체공사 폐기물 처리용역으로 1294만원 ▲안양시 교량 1종시설물 보수 보강공사 폐기물 처리용역으로 390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정선과 정선레미콘도 마찬가지다. 이들 회사는 올해 인천지방조달청, 서울·경인지방조달청 등과 해당지역 관급공사에 들어갈 레미콘을 공급하는 다수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 장원레미콘 역시 정선 등과 마찬가지로 서울지방조달청의 입찰을 통해 서울과 경기 지역에 레미콘을 공급 중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선골재그룹이 관급공사를 바탕삼아 벌어들인 돈으로 다양한 투자를 벌이고 있단 점이다. 정선레미콘의 경우 남양건설의 무모증회사채 4억6000만원에 투자했고, 청현기업은 골프 관련 회사로 추정되는 'JJKOO 하와이 법인회사'의 지분증권에 투자해 지분(취득원가 202억원) 100%를 취득했다. 장원레미콘 역시 2020년 엔터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전환사채(CB)에 3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업계관계자는 "정선골재그룹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회사지만 상당히 알짜기업"이라며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해 오면서, 관급공사를 수주해 꾸준한 실적을 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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