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도전' 하스, 미래매출 우려 극복할까
4세대 보철소재 기술로 해외 매출비중 90%↑…근거 부실한 매출 추정 '약점'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14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스 주요 제품 'Amber Mill Direct'. (출처=하스 블로그)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지난 3년간 흑자를 기록한 치아용 보철수복 소재 전문기업 하스가 기술특례 트랙을 통해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하스는 해당 부문 글로벌 3위 회사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미래 실적 추정 근거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스는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9000~1만2000원을 제시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81만주, 공모 희망금액은 162억~217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754억~1000억원이다. 기관 수요예측은 오는 16~22일, 일반 공모청약은 같은 달 28~30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2008년 설립된 하스는 치아용 보철수복 소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리튬디실리케이트 글라스 세라믹을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상용화했다. 글라스 세라믹은 합금, PFM(Porcelain Fused to metal), 지르코니아에 이은 4세대 보철수복 소재다. 글라스 세라믹은 투명성 등으로 실제 치아와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하스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인정받으며 유의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결정화 유리 소재의 미세구조 제어 기술을 상용화한 뒤, 2018년 미국 판매를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 70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온기 기준 하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1.7%에 달한다.


하스 연도별 실적 추이. (출처=증권신고서)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21년 125억원이었던 하스의 매출은 2022년 149억원, 2023년 16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억원, 28억원, 16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비용 등의 지출로 인해 다소 등락은 있었으나, 지속적으로 흑자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하스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주요 제품들의 낮은 원가율이 꼽힌다. 하스의 매출 중 50%가량 담당하는 앰버 블록(Amber Block)과 로제타 잉곳(Rosetta Ingot)의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기준 각각 39%, 38%에 불과하다. 판관비를 포함한 회사의 전체 매출원가율 역시 45%였다. 국내 제조업의 원가율 평균이 8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하스는 월등한 마진율을 통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하스의 이 같은 실적은 IPO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최근 수많은 기술특례 기업들이 상장 후 3~4년이 지난 후에도 이익 시현을 하지 못한 채 줄줄이 상장폐지가 되거나 관리종목 지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이 특정 기업에 편중되지 않은 것 역시 큰 장점이라는 평가다. 하스의 지난 2021~2023년 상위 3개 고객사의 매출 비중은 37~39%에 불과하다. 나머지 60%에 가까운 매출 중에서는 비중이 5%를 넘어가는 고객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스 미래매출 전망. (출처=증권신고서)

다만 미래 매출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스는 향후 3년(2024~2026)간 회사의 매출이 각각 228억원, 348억원, 472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 증가율로 따지면 42%, 52%, 35%다. 이는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리튬디실리케이트 시장의 2029년까지의 연 평균 성장률 예측치인 17%를 멀찍이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미래 매출의 근거가 부실하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지적이다. 수주잔고 등의 실질적인 근거 없이, 예측과 가정을 중심으로 미래 매출을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사업의 경우 테스트 제품 납품을 완료한 30곳 치과병원 중 납품 확률이 높은 7곳을 최종 예상 수요처로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국내 매출은 76억원, 2026년에는 336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해외 매출처인 일본·중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대형 유통사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테스트 제품 납품만을 완료한 상태임에도, 2026년의 예상 매출을 올해의 4~5배 수준으로 제시했다.  


리튬글라스 글로벌 시장 1~2위 기업인 이보클라(Ivoclar)·덴츠플라이(Dentsply)의 시장 내 지위가 견조하다는 점도 하스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치아 보철 시장은 고객의 건강과 직결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한 번 사용한 제품을 거의 교체하지 않는 등 상당히 보수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제 막 5년의 임상을 마친 하스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이보클라 등을 상대로 점유율을 빼앗아 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상장 후 조기투자자의 물량이 대량 출하될 수 있다는 점 역시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스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주식 수는 32%로 IPO 기업 중 평범한 수준이지만, 9.2%(상장 후 기준)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강원-세종 강소기업육성상생 투자조합의 보유분 대부분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유력해서다. 


해당 펀드의 지분은 상작 직후 5.51%(43만주) 거래가 가능하고, 1개월 뒤부터는 잔여 지분인 3.68%(28만주)가 풀린다. 강원-세종 강소기업육성상생 투자조합은 지난 2015년에 결성돼 지난 2023년 해산기일이 이미 지난 상태로, 연장을 통해 올 10월까지 만기를 늘렸다. 이에 따라 하스의 상장 후 보유 지분의 일괄 처분이 유력한 상황이다.


하스 관계자는 "하스는 글라스 세라믹에 특화된 회사로, 치과 치료 관련 제품을 전반적으로 커버하는 경쟁사와 비교해 다양한 보철 소재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것이 큰 경쟁력"이라며 "회사가 여태까지 보여준 꾸준한 성장성이 미래 매출 추정의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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