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페럼인프라 우선주 28% 매입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포스코·세아제강 10년만에 엑시트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0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은 인적 분할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제공=동국제강)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동국제강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자회사가 보유 중이던 페럼인프라 지분을 가져왔다. 


페럼인프라는 지난 2013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자 기업 수십곳을 대상으로 상환우선주를 발행하고,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상환우선주를 인수한 기업으로는 포스코, 세아제강지주 등 철강 회사도 있었다. 이들 철강사는 투자 기간 동안 배당 수익을 얻었고, 이번에 원금에 수익을 얹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여러 기업이 나눠서 갖고 있던 페럼인프라 상환우선주 지분 28.68%를 매입했다. 


페럼인프라는 골프장 페럼클럽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지난 2013년 골프장을 짓는 과정에서 모회사 동국제강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자금 지원이 어려워지자 상환우선주를 발행했다. 3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환우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끝에 골프장을 완공할 수 있었다. 


상환우선주는 투자자들이 원하면 오는 2033년까지 보유가 가능하다. 그런데 동국제강이 기업 분할과 함께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페럼인프라는 지주회사 동국홀딩스 아래로 편입됐다. 문제는 같은 자회사인 인터지스(0.75%)와 ㈜동국(7.71%)이 페럼인프라 지분 0.75%와 7.7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주사 체제에서는 자회사가 손자회사 이외의 국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 같은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해 동국제강이 인터지스와 ㈜동국이 보유한 페럼인프라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다수의 기업들이 상환우선주를 소량으로 쪼개서 갖고 있던 터라 지분 매입에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했으나 예상과 달리 빠른 시간 내에 매입을 완료했다. 이번에 매입한 상환우선주는 동국홀딩스가 승계한다. 

 

이번 상환우선주 취득 과정에서 이목을 끈 점은 투자했던 회사 가운데, 유력 철강 회사들이 포함됐단 점이다. 포스코와 세아제강지주다. 지금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 흡수된 포스코에너지도 페럼인프라의 상환우선주에 투자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13년 상환우선주 신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포스코는 페럼인프라 상환우선주 36만3636주를 취득했으며, 세아제강지주는 18만1818주를 취득했다. 


상환우선주는 2018년부터 상환 청구가 가능하도록 옵션이 들어있었으나, 투자 회사들 모두 팔지 않고 지속 보유하면서 배당을 받았다. 페럼인프라가 상환우선주 투자자에게 올해까지 지급한 누적 배당금은 약 29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동국제강이 상환우선주를 인수하면서 투자자에 제시한 가격은 주당 5523원이다. 지난 2013년 당시 주당 5500원에 상환우선주를 취득한 것을 감안하면 프리미엄은 거의 붙지 않았다. 다만 매년 투자액의 1~2% 배당수익률을 챙긴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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