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자본적정성 점검]
KB금융
ELS 비용 부담에도 CET1비율 '넉넉'
CET1비율 13.4% '업계 최고'…견고한 이익 체력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 본사 전경.(제공=KB금융)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대규모 비용 이슈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금융지주(이하 은행지주) 중 최상위 자본적정성 지표를 유지했다. 이익 규모는 신한금융지주에 추월 당했지만 자본여력 만큼은 리딩금융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1분기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3.40%로 지난해 말 13.59%에서 0.19%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가파른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순이익 기준 리딩금융에 올라서며 CET1비율도 13.24%에서 13.59%로 치솟았지만, 올해 1분기 국내 시중은행을 강타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손실 배상에 따른 순이익 감소로 한 분기만에 CET1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런데도 은행지주 중 가장 높은 CET1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KB금융의 견고한 이익 체력이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이 가장 많았던 만큼 배상 규모도 8620억원이나 책정했지만, KB금융의 1분기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1조원을 넘겼다. ELS 손실 보상 등 일회성비용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1조5929억원에 달한다.



KB금융의 CET1비율은 위험가중자산 증가에 50bp(1bp=0.01%), 현금배당과 자사주매입이 각각 9bp, 2bp 만큼 하락한 반면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31bp) 및 기타포괄손익(11bp)에서 CET1 하락분을 상당 부분 상쇄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KB금융의 잘 짜여진 계열사 포트폴리오 덕분이기도 하다. ELS 손실이 반영된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올해 1분기 3895억원으로 전년동기 9315억원 대비 58.2%(5420억원)나 급감했지만, KB증권(1980억원), KB손해보험(2922억원), KB국민카드(1391억원)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는 같은기간 큰 폭의 순이익 증가를 실현했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KB캐피탈(616억원)과 KB자산운용(186억원)도 전년동기대비 순이익이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ELS 보상 비용 반영 등 부담이 큰 상황에도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최소한으로 CET1비율을 방어, 양호하게 자본비율이 관리됐다"며 "그룹의 이익 수준을 고려할 때 목표로 제시한 연간 CET1비율 13.5%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사의 CET1비율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점도 있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데도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CET1 규제비율은 7%이지만, 최근 대출자산의 급격한 증가와 연체율 상승으로 당국에서 12~13% 이상 수준에서 CET1비율을 관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은행지주들이 CET1비율 13% 초과 자본에 대해 주주환원에 나서겠다는 주주환원정책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KB금융은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13% 중반의 우수한 CET1비율을 유지, 배당 등 주주환원 여력이 여전히 경쟁 지주 대비 우월하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장선상에서 KB금융은 넉넉한 CET1비율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한 것이다. 현재 KB금융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절대적인 저평가 구간인 만큼 현금배당 총액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재관 KB금융 부사장(CFO)은 "현금배당의 가시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결의했다"며 "배당총액 기준 분기별 3000억원, 연간 1조2000억원 수준에서 매분기 주당 현금배당을 결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CET1비율은 ELS 리스크를 반영하고도 13.4%를 기록, 경쟁사 대비 자본비율 우위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경쟁사 대비 자본비율과 주주환원정책 우위가 뚜렷해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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