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한진그룹, 지난해 수익성 뒷걸음
한진칼·대한한공, 영업익 줄고 순손실 전환…차입금 축소 집중
한진그룹.(사진제공=뉴시스)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이 지난해 수익성 악화라는 암초를 만났다. 영업이익은 줄고, 순이익은 손실로 돌아섰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순이익은 적자전환하며 순손실 18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049억원으로 13.5% 증가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종속회사 영업확대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원가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화환산손실 영향으로 순이익도 적자전환했다”고 전했다.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한항공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6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줄었고, 순이익은 적자전환하며 16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7.7% 증가한 13조24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시행, 신시장 개척으로 여객부문 매출이 7조7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늘었고, 화물부문도 7.2% 신장한 영향이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은 6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감소했고, 순이익은 적자전환하며 순손실 8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2조6511억원으로 7.2%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차손실로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분기별 평균 원·달러환율을 살펴보면 1분기 1072원, 2분기 1080원, 3분기 1122원, 4분기 1115원의 흐름을 보였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1분기 63달러, 2분기 68달러, 3분기 70달러, 4분기 59달러를 나타냈다. 항공유가는 배럴당 1분기 78달러, 2분기 85달러, 3분기 86달러, 4분기 76달러의 흐름이었다.


대한항공의 영업비용은 분기별로 점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2조8400억원, 2분기 2조9310억원, 3분기 3조170억원, 4분기 3조17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총 11조9600억원으로 2017년(10조8470억원) 대비 1조원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유류비용도 1분기 7290억원, 2분기 7960억원, 3분기 8790억원, 4분기 805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한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료비는 3조2941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6800억원 가까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외화환산차손익은 1조130억원에서 마이너스(-)3640억원으로 악화됐다.


대한항공의 총자산은 23조원에서 24조원으로 1조원 늘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이 1조2613억원으로 27.8% 증가했고, 항공기 관련 자산이 15조원으로 5%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이다. 총부채는 20조원에서 22조원으로 2조원 증가했다. 금융부채(차입금)가 14조6732억원으로 6.1% 늘었고, 임금인상 반영 속 퇴직급여부채 등이 9.7%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측면에서 글로벌 항공사 대비 열위에 있다”며 “주주행동주의펀드 케이씨지아이(KCGI)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실행될 경우 비영업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CGI가 언급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인천율도, 제주도 정석비행장 등 주요 비영업자산 토지 3곳의 장부가는 총 6000억원 규모로, 예상 매각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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