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IPO시장 ‘후끈’…현대오일뱅크만 2조원


[정혜인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대어급 기업의 상장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와 티웨이항공이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공모규모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공모규모가 지난해 하반기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와 티웨이항공, 롯데정보통신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후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CJ CGV 베트남은 상장예비심사가 진행 중이며 유가증권시장에는 공모금액만 2조원에 달하는 현대오일뱅크가 4분기 입성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 공모 기업수는 21개로 지난해와 같았지만 공모금액은 7800억원으로 지난해 4조7600억원에 못미쳤다. 초대어급으로 평가되던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철회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따른 회계 감리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는 티웨이항공과 롯데정보통신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23~24일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규모는 2336억~2672억원으로 향후 시가총액은 1조원으로 추정된다. 8월 중에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 설립된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03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46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94% 뛰는 등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23%)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정보통신의 공모 규모는 1213억~1449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 6913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상장을 통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물류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우수 솔루션을 발굴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오는 8월 입성하는 카카오게임즈가 주목된다.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1000억원, 순이익 200억원 이상의 대형 법인에 상장심사 기간을 45일에서 30일로 단축시키는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아 지난달 21일 상장예심을 통과했다. 다만 감리가 끝나지 않아 본격적인 공모 절차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013억원, 영업이익 386억원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 카카오의 게임 사업 부문을 통합해 누적 가입자수 5억50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모바일게임 플랫폼 ‘카카오게임’과 PC게임포털 ‘다음게임’ 등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규모는 1240억원~1923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이 1조~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CJ CGV베트남의 공모 규모는 1500억원, 시총은 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CJ CGV베트남이 코스피에 입성하면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두산밥캣에 이어 국내 기업 해외 자회사가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네 번째 기업이 된다.


지난 2004년 6월 설립된 CJ CGV베트남은 CJ CGV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2011년 현지 1위 업체였던 메가스타를 783억원에 인수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영화시장 점유율 1위(45.3%)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238억원, 순이익 83억원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는 현대오일뱅크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공모규모가 2조원, 시총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7,8월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10월 중순 이전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기업실사 완료 단계에 있다. 앞서 SK루브리컨츠의 상장 불발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이슈로 예심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이 밖에 기업가치가 2조원을 상회하는 바디프랜드도 최근 대표주관사 선정을 완료하고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5년 8월 토종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와 네오플럭스가 바디프랜드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상장을 잠정 보류했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대어급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공모금액이 지난해 하반기 3조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성장잠재력을 중심으로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등 우호적인 정책 모멘텀이 여전하고, 벤처육성 기조에 따른 벤처캐피탈(VC) 시장의 고성장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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