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넬생명과학 소액주주 뿔난 사연은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슈넬생명과학 소액주주들이 임시 주주총회을 통해 경영진의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슈넬생명과학 주가는 감자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인터넷 증권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액주주 A씨는 지난 19일 본지 게시판을 통해 “임시주총을 통해 최근에 있었던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의 실질적인 지분 매각 사유의 공식 발표를 요구하고, 더불어 향후 구체적인 경영계획을 물을 계획”이라며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위해 표를 모아 달라”는 글을 올렸다. 한 씨는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 3% 이상의 주식을 확보할 계획이다.

슈넬생명과학의 최대주주는 에이프로젠으로 지분율은 12.72%다. 2대 주주였던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이자 슈넬생명과학 의사회 의장은 지난 6월30일까지 슈넬생명과학의 지분 4.58%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7월20일 전량 장외 매각했다.


앞서 슈넬생명과학은 지난 4월30일 결손금 498억원을 보전하기 위해 액면가 500원의 주식을 2대1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김 대표는 감자 전 개인이 보유한 슈넬생명과학 주식 전량을 매도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에이프로젠 측은 “김 대표의 지분 매각 자금은 슈넬생명과학 지분율 제고를 통한 지배력 강화, 판매법인 육성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액주주 측은 “소액주주들은 주가하락으로 피해를 입는데, 경영자는 감자를 앞두고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며 “주주로서 회사가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로, 감자 후 주가 약세와 폭락이 이어지고 있는데 회사와 경영진은 뒷짐지고 있어 이대로 방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슈넬생명과학의 주가는 감자 완료 이후 거래가 재개됐지만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월17일 장중 1만4882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8월20일 63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의 발표에 따르면 슈넬생명과학은 7월만 해도 월초대비 월말주가 상승률이 200.7%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이었다. 워낙 주가 변동이 심해 올해에만 4차례(3월 11일, 6월 29일, 7월 7일, 7월 15일)나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슈넬생명과학과 김재섭 대표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김재섭 대표는 그동안 슈넬생명과학 주식을 담보로 제2금융권의 대출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4월10일에도 김재섭 씨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던 바이넥스 주식을 전량 장내 매도했다.

에이프로젠 측의 잇따른 지분매각 실패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에이프로젠은 2년전 부터 줄곧 슈넬생명과학의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3년 2차례 본계약 체결까지는 성공했지만 인수대금 미지급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2014년에도 한차례의 매각협상이 있었지만 본 계약 직전에 결렬됐다. 지난 7월 28일에도 슈넬생명과학 측은 “복수의 매수 희망자들과 지분매각에 대해 협의해 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최종 결렬됐다”며 “최대주주 에이프로젠 측의 지분매각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슈넬생명과학 측은 “지분매각은 이제 없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 연구, 공장부지 확보 등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으로 지분 매각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슈넬생명과학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3억9774만원으로 전년동기(-9억원)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7억1125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6억2155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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