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벼랑 끝에 선 항공업계, 규제 문턱 낮춰야
엔데믹 전망 속 방역당국 과감한 결단 필요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1일 08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료사진=양호연 기자


[딜사이트 양호연 기자] 실적 회복을 기대하던 항공업계가 또다시 시름에 빠졌다. 한때 자가격리 면제 조치 등의 규제 완화로 수요 회복 기대감을 품었지만, 각종 제한 조치가 뒤따르며 항공사들은 여전히 안갯속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제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고 화물운송 공급량이 감소하며 항공사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 화물사업에 나서거나 직원들의 순환휴직으로 선방했지만 다른 항공사들은 여전히 실적 악화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듯하다. 현장에서 만난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길어지는 코로나19 위기에 한숨을 내쉬긴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의 자가격리 면제 조치는 가뭄을 겪은 항공업계에 단비가 내린 듯했다. 비교적 완화된 규제 조치로 업계는 수요 회복 기대감을 품었고, 그간 억눌렸던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폭발하듯 국제선 항공권 예약은 급증했다. 항공사들도 저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갔으며,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형기를 도입하는 등 국제선 하늘길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슬롯제한'과 'PCR검사'라는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 시간당 40편 이상이던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국제선 착륙 횟수는 현재 4분의 1 수준으로 제한된다. 해외 입국자 관리를 위해 심야에는 국제선 항공편 착륙이 불가능하다. 자가 격리 면제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게다가 해외입국자들은 PCR 음성 검사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이미 상당수의 국가들은 외국인에 대한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나아가 PCR 확인서 제출 의무를 면제하는 곳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일례로 전세계 관광객 유입이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히는 태국도 4월부터는 PCR음성 결과지를 제출하지 않고도 입국할 수 있다. 이 같은 과감한 전세계 개방 추세에 한국은 예외인 셈이다. 


국내 항공 산업의 정상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규제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나아가 전세계 항공 수요 패턴의 변화와 흐름에 따른 선제적 대응도 우선해야 한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이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는 국가'로 선정되며 전세계의 시선이 한국에 쏠리는 상황에서 방역 당국이 과감한 결단력을 내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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