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의 여기어때 투자 ‘우려가 현실로’
다수 LP들 난색 표명…성장성 이유로 투자 강행

[권일운 기자] JKL파트너스의 여기어때 투자는 검토 당시부터 갑론을박의 대상이 됐다. 투자에 활용한 펀드의 성격이 이제 막 스타트업 티를 벗은 O2O(Online to Offline)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한지가 첫 번째 논란이었다. 여기어때 운영 법인인 위드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 심명섭 대표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됐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3호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사정에 설정하지 않고 모집한 사모펀드)로 여기어때에 투자했다. JKL파트너스의 블라인드 펀드는 기업 경영권 인수(바이아웃)나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갖춘 기업에 성장 자본을 공급하는 것을 주요 투자 전략으로 설정됐다. 국민연금과 한국성장금융(성장사다리펀드),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주요 기관 투자가들도 이같은 JKL파트너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출자를 걸정했다.


JKL파트너스의 3호 블라인드 펀드는 하림의 팬오션 인수합병(M&A)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등 승승장구하는듯 했다. 하지만 여기어때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출자자(LP) 들과 불협 화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단계의 O2O 기업이 투자 대상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JKL파트너스가 여기어때의 기업가치를 2000억원 이상으로 책정했다는 소식에 많은 LP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원칙적으로 펀드 운용을 맡은 무한책임사원(GP)의 의사 결정에 LP는 관여할 수 없다. 투자 성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GP가 지는 대신 투자대상 선정과 사후관리, 회수 절차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GP가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펀드 규약 때문이다. 당시 여기어때가 ‘모텔’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는 숙박업소 중개업을 주력으로 삼는다는 점까지 더해져 다수의 LP들은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JKL파트너스는 숙박 중개업 자체가 가장 성장성이 높은 산업군이라는 근거를 들어 LP들을 안심시켰다. 또 원리금 의무 상환 조항이 삽입된 전환사채(CB) 매입 방식으로 투자 구조를 설계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유사시 여기어때 자체의 현금 창출력은 물론 심명섭 대표가 소유한 웹하드 업체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이 JKL파트너스의 판단이었다.


LP들이 염려한 부분은 또 있었다. 초기 단계 기업 투자는 설립자나 최대주주의 역량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데, 여기어때가 이같은 측면에서 얼마나 검증된 기업인지에 대한 우려였다. JKL파트너스가 여기어때 투자를 검토한 시점에는 이미 웹하드 업체들이 저작권법 이슈 등으로 인해 입방아에 올라 있는 상황이었다. 심명섭 대표만 하더라도 앞서 운영한 웹하드 업체에서 일어난 저작권 관련 문제에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여기어때는 결국 LP들이 우려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사업 자체와는 거리가 있는 ‘오너 리스크’로 인해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특히나 심명섭 대표가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된 혐의가 불법 음란물 유포 방조라는 점에서 상당한 수준의 브랜드 가치 훼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JKL파트너스가 목표한 기업공개(IPO)도 난항을 겪게 된다.


만약 JKL파트너스가 원리금 상환권을 발동해 투자금 회수를 성사시키더라도 논란의 불씨가 존재한다. 심명섭 대표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고, 웹하드 운영사 매각 대금이나 웹하드 운용사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이 상환 재원으로 활용됐을 때가 특히 문제다. 이 경우 공적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범죄 수익금을 활용했다는 비난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JKL파트너스의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 목록에 등재돼 있는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파란색 사각형).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