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씽크빅, 코웨이 인수 유증 900억 미달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 대폭 하락…컨틴전시 플랜 가동할 듯

[권일운 기자]
웅진씽크빅이 유상증자로 마련하게 될 코웨이 인수 자금이 당소 목표치보다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동안 웅진씽크빅의 주가가 하락해 발행가를 낮췄기 때문이다.



웅진씽크빅은 8일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2120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발행가는 1월 2일부터 7일 사이의 가중산술평균주가에 20%의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했다. 웅진씽크빅은 이번 유상증자로 4200만주의 신주를 발행, 총 890억4000만원을 조달하게 됐다.


웅진씽크빅은 코웨이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 지난 8월 처음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만 하더라도 비슷한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약 1700억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웅진씽크빅 주가는 4000원대에 형성돼 있었다.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웅진씽크빅코웨이 인수 대금 가운데 10% 가량을 유상증자로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웨이를 인수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야 한다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고,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웅진씽크빅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웅진씽크빅이 치러야 하는 금융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발행 주식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당 순이익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 동시에 작용했다.


웅진씽크빅은 발행가액을 조정해야만 했다. 재산정된 발행가액은 2600원으로 앞서 산출한 발행가에 비해 35%나 하락한 수치였다. 같은 발행가로 4200만주를 발행했을 때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1092억원에 그쳤다. 최대주주인 ㈜웅진과 윤석금 회장 일가의 지분 희석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목표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 주식수를 늘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첫 번째 발행가액 조정 이후에도 웅진씽크빅의 주가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유상증자 시기가 임박한 2차 발행가액 산출 시점의 주가는 2500원대까지 하락했다. 결국 발행가는 2120원으로 확정됐고, 유상증자로 조달하게 될 자금도 처음 목표 대비 절반 수준인 890억원 대로 감소하고 말았다.


유상증자 조달 금액이 대폭 줄어들게 되면서 웅진씽크빅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할 전망이다. 일단은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서기로 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금액을 늘리거나 인수금융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추가 지원 등이 거론된다. 또 최근 일으킨 단기 대출(브릿지 론)의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도 시간은 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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