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하강국면, 버티는 힘은 다르다”
분양률 우수, PF 위험도 완화…건설사간 신용도 차별화 전망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주택경기 하향세가 뚜렷하지만 건설사의 리스크 증가로는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대형 건설사는 분양률과 입주율이 양호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위 건설사와 달리 중견 건설사는 주택 경기 둔화에 따른 영향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19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열린 ‘2018년 하반기 KIS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주택경기는 하강국면에 진입했다”며 “지방의 주택경기 침체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물량은 호황기에 비해 줄겠지만 주택 노후화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기 때문에 2008년의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류 수석은 “주택경기 하향세기 이어지겠지만 버티는 힘은 업체별로 다르다”며 “시공능력, 브랜드 경쟁력, 호황기에 축적한 재무여력 등에 따라 건설사간 신용도에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 물량 부담이 있긴 하지만 시공능력 상위 10개 대형 건설사의 실적 하락과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대형 건설사는 2017년 이후 분양률이 최소 86%를 넘고 입주율도 90% 후반대를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수석은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풍부한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사업성을 고려한 선별적인 수주가 가능하다”며 “이들 건설사는 미분양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재건축, 재가발 사업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우발채무를 꾸준히 줄어왔다는 점도 호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상위 15개 건설사의 예정사업 PF에서 장기미착공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73.6%에서 올해 6월말 19.4%로 대폭 낮아졌다. 같은 기간 장기미착공 PF 금액도 4조 9000억원에서 2조 3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류 수석은 “진행 사업의 분양률, 예정 사업의 입지 등을 감안한 위험 조정 PF가 PF 잔액의 57.5%”라며 “이는 주택경기 호황 덕분에 실질적인 PF 우발채무 위험이 완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류 수석은 대형 건설사의 해외사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손실 프로젝트의 준공고 원가율 상승 프로젝트 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낮춘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수익성을 갖춘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가 쉽지 않아 실적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신용도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수석은 “올해 들어 SK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예정 원가율 변동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삼성엔지니어링(화공플랜트)와 현대건설(토목)은 매출 대비 당기손익 조정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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