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난감한 할부금융 자회사

[김진욱 기자] BMW의 국내 공식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가 할부금융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의 채무 보증과 실적 부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지난달 29일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에 대해 130억원 규모의 채무 보증을 결정했다. 도이치파이낸셜이 사업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4년부터 도이치모터스가 보증을 선 채무금액은 1581억원에 이른다. 도이치모터스 자기자본 578억원의 270%에 육박한다.


도이치모터스가 이처럼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는 이유는 할부금융업 확장을 위한 전제 조건이 바로 자본금 확충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2012년 자기자본 대비 총 자산 한도를 10배 이하로 제한하는 레버리지 규제를 도입했다. 배율 권고안은 캐피털사 기준 8배 이하로, 도이치파이낸셜은 3분기 기준 7.75배다.


결국 신규 대출을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늘려야하지만, 도이치파이낸셜은 지난달 6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미래에셋프라이빗에쿼티(PE)는 도이치파이낸셜에 대한 투자를 보류했다. 이유는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인한 독일차 신뢰도 하락과 최근 정부의 수입차 규제 강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도이치파이낸셜은 도이치모터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2010~2012년 줄곧 흑자를 기록하던 도이치모터스는 할부금융 사업을 시작한 2013년 13억원, 지난해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BMW 차량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도이치파이낸셜은 여전히 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도이치파이낸셜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성장을 위해서는 흑자 전환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도이치파이낸셜은 향후 사업 구조 변화의 핵심”이라면서도 “실적 개선이 아직 더디다”고 평가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도이치모터스의 성장을 위해서는 재원을 마련해 자회사의 매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31일 “유통업체에게 자기자본 대비 300%의 부채비율은 다소 높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캐피털사 입장에서는 크게 부담스러운 수치는 아니다”면서 “회사 내부적으로는 조만간 도이치파이낸셜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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